[취재수첩] 칠곡형 맹모삼천지교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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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9 07:03  |  수정 2024-04-29 07:07  |  발행일 2024-04-2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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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준영기자 (경북부)

교육과 지역발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상호보완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교육 시스템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며,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인적 자원의 양적·질적 측면에서도 그만큼 중요하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교사진이 확보될 때 미래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남아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지방 중소도시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교육과 일자리다.

경북 칠곡군은 민선 8기 출범 후 인구 유출을 막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가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칠곡군 지천면 신동중학교는 전교생이 17명인 소규모 중학교다. 신동중은 올해부터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교과 중심 중점 중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방과 후 하루 평균 3시간씩 영어와 수학, 정보를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플루트와 목공 등 특기·적성 교육도 한다.

지난해 상반기 입학생이 없어 비상이 걸린 이 학교는 하반기에 교과 중심 중점 중학교로 확정되자 올해 외지 학생까지 포함해 9명이나 들어왔다. 칠곡군이 교과 중심 중점 학교를 선도적으로 추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칠곡군 왜관읍 순심여고는 올해 대입 수시에 서울대 4명과 의예과 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전체 졸업생 149명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에 80여 명, 지역 거점 국립대에 60여 명이 합격했다.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 지역 명문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주민, 동문회 등이 교육 환경 개선에 함께 나선 덕분이다.

칠곡군은 지난해부터 미래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학생들의 동아리활동과 진로·진학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장난감도서관에서 돌복과 돌상까지 대여 품목을 확대하는 등 영유아 돌봄과 교육지원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왜관읍 순환버스를 도입해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에 집중 배치하는 등 통학 불편도 개선했다.

대구 북구와의 학군 통합을 통해 도시 학생들을 유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정부의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교육생태계 구축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이 지역 정주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치단체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칠곡형 맹모삼천지교'. 지역 소멸 해소와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준영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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