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만원에 항복시대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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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5  |  수정 2024-06-05 06:58  |  발행일 2024-06-05 제27면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먹고 싶은 점심을 마음대로 고르기 힘들 정도로 음식값이 올랐다. 직장인의 소소한 기쁨이던 '만원에 행복'이 아니라 '만원에 항복'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 식품기술 기업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모바일 식권 점심값'을 분석해 보면 전국 일반식당의 한 끼 평균 결제 금액은 1만원을 넘어섰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평균 결제 금액이 1만원을 넘긴 사례는 있으나 전국 단위 집계로는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시(1만798원)가 가장 높았고, 강원(9천355원)이 가장 낮았다. 부산시(1만660원), 경상도(1만560원), 경기도(1만315원), 대전시(1만239원), 대구시(1만156원), 전라도(1만86원) 순이다. 이 회사 모바일 식권으로 점심시간에 결제한 구내식당의 한 끼 평균 식사 결제액은 8천560원이었다. 신한은행이 공개한 '2024 보통 사람 금융 생활 보고서' 는 월급쟁이를 더욱더 슬프게 한다. 보고서에 든 보통 직장인의 월평균 식비는 64만원이다. 여기에는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모두가 생계에 부담을 느끼기 넘칠 정도로 점심값이 많이 오른 탓이다. 식당 주인과 가정주부는 장보기가 겁이 날 정도로 너무나 심각한 고물가라고 하소연이다. 대표적 국민 과일로 손꼽히는 참외와 수박, 서민 반찬인 김 한 봉지를 집어 들기 어렵다고 아우성친다. 여의도 국회를 넘어 용산 대통령실까지 보통 사람이 겪고 있는 '만원에 항복 시대'의 서러움과 고통을 잘 알았으면 한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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