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소상공인' 대구신보 대위변제액 분기 단위 역대 최고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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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2  |  수정 2024-06-12 07:48  |  발행일 2024-06-12 제14면
1분기 대위변제액 347억원…1년 전보다 44%↑

금리 인하 시점 늦어지면서 한동안 지속될 듯

빚에 짓눌린 소상공인 대구신보 대위변제액 분기 단위 역대 최고

대구에 고금리에 허덕이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재료가격이 상승한 데다, 경기 침체로 매출까지 급감하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 특히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경기 회복세도 더뎌 소상공인들은 더 애가 타고 있다.

 

11일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신보의 대위변제액은 347억4천300만원(2천534건)이다.1년 전 같은 분기(241억500만원·1천689건)대비 44.1%(106억3천800만원) 나 증가했다. 분기 단위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때 정책기관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이다.

대구신보의 최근 5년간 대위변제액 규모를 보면 2019년 429억9천800만원, 2020년 422억900만원, 2021년 399억7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2022년 410억8천700만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팬데믹 탓에 2~3년 전 급증했던 대출 만기가 돌아오자 상환 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었다. 작년 대위변제액은 1천342억3천400만원까지 확 불었다.

소상공인들은 당장 쓸 돈이 없자 단기 카드 대출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지난달 한국은행 발표자료를 보면 카드론과 현금 서비스 등 은행권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카드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1분기 1.72%에서 올해 1분기 2.30%로 0.58%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체금액도 77억→101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압박하면서 은행도 대출금이 연체되면 바로 경매를 신청해야 하는 등 깐깐해졌다"며 "소상공인들을 위해 은행권이 돈을 풀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빚이 감당할 수준을 벗어나자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 확인 결과, 올해 1~4월까지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 접수 건수는 3천9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837건)보다 2.2%(85건) 증가했다. 지역 회생 전문 변호사와 대구상공회의소 등은 개인회생 신청자 중 25~30%는 자영업·소상공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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