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0년, 통합 대구경북] 소멸 위기 처한 TK, 통합은 선택 아닌 필수

  • 민경석,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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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2 20:52  |  수정 2024-06-13 07:23  |  발행일 2024-06-13
'서울공화국 종식' 위한 지역 주도 성장, 행정통합이 첫걸음…권한 확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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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영남일보 DB〉
한반도 최대 면적의 지방자치단체.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추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원하는 '통합 대구경북(TK)'이 갖게 될 위상이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서울시의 33배, 경기도의 2배에 달하는 면적과 500만 명에 이르는 인구의 지자체로 거듭나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경북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견줄 또 하나의 경제 축을 형성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종식하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서울공화국 종식 위한 '지역 주도 성장'
대구경북 통합은 단순히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을 넘어 지방소멸 시대에 '지역 주도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인구와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몸집을 키우자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역이 주도하는 발전 모델을 마련하자는 게 핵심이다.

통합 대구경북은 TK 신공항을 통해 '하늘길'을 열고, 동해안을 통한 '바닷길'도 확보할 수 있어 자생할 수 있는 조건도 충분하다. 특히 TK 신공항은 통합 대구경북의 경제적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된다. 대구시는 신공항 배후 첨단산업단지에 항공 물류를 활용한 미래 첨단 업종(ABB·반도체·UAM 등) 관련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첨단 산단에는 첨단 모빌리티 관련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지원, 제조업 파운드리 공급을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도 추진한다.

이 밖에도 신공항 배후 군위 첨단 산단에는 국내 최초로 SMR(소형모듈 원자로)도 건립된다. 대구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혁신형 SMR' 활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댐을 활용하면 통합 대구경북의 한 가운데에는 값싼 토지 가격에 전기와 물이 넘칠 정도로 공급되는 '첨단 기업 입지 최적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통합 대구경북에 둥지를 틀면 항공 수출 물류의 98.2%를 차지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독점구조를 깨고 TK 신공항이 30% 정도를 담당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포항과 영덕, 울진으로 이어지는 동해안을 활용하면 선박을 통한 수출도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영호남을 잇는 달빛철도까지 개통하게 되면 '거대남부경제권'이 형성된다.

지역 경제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나면, 중앙 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높은 재정자립도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성장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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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윤아 기자 baneulha@yeongnam.com
대구경북 통합은 국가 균형 발전과 지난 100년 간 이어져 온 기초-광역-국가의 3단계 행정체제를 개혁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시선이 대구경북을 향하고 있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행정체제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은 소멸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2021년부터 인구의 자연 감소가 시작되고 지방 소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 정치권에서는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대구의 경우 30년 넘게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를 이어오고 있으며, 경북 또한 22개 시·군 중 17곳이 낙후도 1~2등급으로 나타나는 등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 때 '산업화의 중심지'였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몰락하고 있는 셈이다.

통합은 이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돌파구 성격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우선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인구 492만 명, 면적 1만9천921㎢의 '광역 경제권'이 탄생한다. GRDP도 178조 원에 달해 2위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의 경제 지표가 수도권(서울·경기) 다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대구경북 통합은 행정·경제적 비효율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행 3단계 행정체제는 조선 고종 때부터 이어져 왔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교통·통신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가까워졌지만, 행정체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기초-광역-국가라는 3단계 행정체제를 지방-국가의 2단계 체제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정부는 인구 100만 명을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를 대거 통폐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현실화하진 못했다.

홍준표 시장도 202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전국의 광역자치단체를 모두 없애고 대한민국을 40여 개의 지자체로 통·폐합해 현행 기초-광역-국가의 3단계 행정 조직을 기초-국가 2단계 조직으로 개편하자"며 정치 대개혁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우동기 지방시대 위원장 또한 최근 홍 시장, 이 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가진 4자 회동에서 궁극적으로는 인구소멸로 위기에 있는 기초자치단체까지 권역별로 통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론, 대구와 경북이 통합한다고 해서 당장 2단계 행정체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통합을 시작으로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면 다른 지역과 정치권에서도 치열한 논의가 이뤄지고 개헌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통합의 지향점이다.

◆대구경북 통합의 방향
대구경북 통합은 특별법 제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대구시는 통합특별법안 마련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는 향후 경북도와의 합동추진단으로 확대된다.

이들은 통합 방안을 신속히 마련한 뒤 특별법안을 9월 말에 발의하고 연말에는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웠다. 2026년 통합단체장 선출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 기간이 1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선 정치권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와 지자체 간 권한 조정도 주된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경제 축으로 떠오르기 위해선 기업투자유치와 지역개발, 광역교통 등 정부 권한과 규제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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