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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청 전경 |
경북 영천시가 예산 편성 및 지출 과정에서 불투명성과 함께 불법적 예산 전용 의혹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영천시청 건설과는 지난해 부서 예산 편성에서 사무관리비 항목에 건설도시 분야 주요 시책안내 및 홍보비 명목으로 5천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담당 과장이 예산 편성 항목에도 맞지 않고 부서 업무와도 관련성이 없는 사안에 전결권을 내세워 수천만 원의 혈세를 선심성으로 무단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남일보가 입수한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의 건설과 홍보 지출 내역에 따르면 △군부대 유치 △영천고향사랑 기부제△영천특산품 △영천9경 등 부서 업무와 무관한 27개 사안에 적게는 77만원부터 많게는 550만원까지 모두 4천960만원을 집행했다.
특히 해당 과장이 지난해 10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후 건설과는 11월 13일 하루에만 부서 업무와 무관한 영천고향사랑기부제 등 홍보 명목으로 2천여 만원을 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어 12월 14일에도 500여 만원을 영천특산물 홍보 명목으로 예산을 전용 지출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 편성 및 지출 운영 기준에 따르면 사무관리비 항목은 사무용품 관리 및 구입 비용, 업무수행에 필요한 인쇄물 및 유인물 제작비, 직원 피복비 및 급식비 등에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것이다.
특히 지출 과정에서 당시 과장은 최대 500만원까지인 전결권을 내세워 상급자인 담당국장 결재 없이 특정 매체에 예산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예산 전용 의혹도 사고 있다.
이 같은 건설과의 선심성 예산 전용은 영천시의회가 영천시 홍보예산을 삭감하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한편 취재가 시작되자 영천시는 지난 26일 관련 부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식 대책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인호 건설도시국장은 "건설과의 홍보비 집행내역은 전혀 몰랐다"면서 "당시 과장이 전결한 것으로 보이는 데 사후에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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