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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이 놓여있다.<영남일보 DB> |
대한의사협회 등 범의료계 회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기대를 모았던 의정 대화의 돌파구는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장기간 이탈'의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아 올특위가 완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공식 대화를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춤했던 의료계 집단행동 움직임은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의협, 올특위 발족 후 열흘간 진전 없어…전공의·의대생 참여가 열쇠
30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20일 올특위를 발족하며 "현재 상황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협은 의대 교수 단체, 지역 의사회, 전공의들이 참여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열흘간 정부와 올특위는 비공식 대화만 진행했으며, 공식적인 대화는 시작되지 않았다.
국민과 환자들은 빠른 해결을 기대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여전히 대치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공식 대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할 단계는 아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올특위에 참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특위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참여 없이는 의정 타협이 이루어지더라도 복귀 가능성은 낮다.
◆휴진 강행하는 전공의들, 복지부 설득에도 출근율 저조
의료계는 계속해서 집단 휴진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이 중단되고 의협도 휴진 계획을 보류했지만, 세브란스병원 연세대 교수들은 다시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서울아산병원 의사들도 7월 4일부터 1주일간 휴진을 계획하고 있다.
올특위는 29일 회의에서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안한 휴진 방안을 논의한 뒤, '휴진이 불가피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집단 휴진을 계획하면서도 비판 여론을 고려해 '대토론회' 형식을 취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25일 수련병원들에 이달 말까지 전공의 복귀를 설득하고,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사직 처리를 요청했으나, 수련병원과 전공의 모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7.7%에 불과했다. 또 출근한 전공의는 전체 1만3천756명 중 1천65명뿐이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사직 시점을 2월로 당겨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28일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참석자 수는 20명 안팎이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도 불참했다.
◆전공의 복귀 불발, 정부 처분 임박…환자단체, 거리로 나선다
의정 간 대화에 진전이 보이지 않고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복귀자에 대한 처분을 '결단'할 시점은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는 곧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중순까지 공고하게 돼 있는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서는 이번 달 안에는 결원을 파악해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정해야 한다.
강경책이 나온다면, 의정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기자회견이나 성명으로 의견을 밝혀온 환자단체들은 직접 거리로 뛰쳐나가 목소리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7월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연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열리지만, 환자들의 거리 집회로는 전례 없이 많은 1천 명이 참여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