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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3일 도청 도지사 접견실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3년차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
'저출생과 전쟁', '대구·경북 행정통합',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 경북도정을 7년째 이끌고 있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6년의 가장 큰 성과로 지역 산업 DNA를 완전히 바꾼 것을 꼽았다.
이 도지사는 "지난 50년간 철강과 전자 중심의 경북 산업 구조를 배터리·반도체·바이오·에너지로 대전환시켰다"며 "포항과 구미는 배터리와 반도체 특화단지로,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안동의 바이오산업은 바이오특화단지까지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경주와 울진의 SMR(소형모듈원자로)과 원자력수소 국가산단도 대한민국 원자력과 수소 산업의 허브가 될 전망"이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규제자유특구, 농업대전환을 통한 소득 3배 달성, 교육대전환으로 글로컬 대학, 교육발전특구 확보까지 혁신적인 정책실험으로 '국가에서 믿고 신뢰하는 경북'이 된 것도 기쁜 일"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도지사는 "매주 화요일 이른 아침, 특강과 함께 여러 지원 사격을 해 주신 전문가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그동안의 성과 뒷받침에 '화공특강'의 역할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지방의 공직자들도 생각의 크기를 키우고, 중앙의 정책들을 선도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긍심을 느낀다"고 자부했다.
이 도지사를 지난 3일 도청 도지사 접견실에서 만나 민선 8기 3년 차의 각오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3일 도청 도지사 접견실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3년차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 6년은 우리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역사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지역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미리 대비하고 선도하기 위해 대구·경북의 성장축을 다시 세우는 일을 했다. 국가적으로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과감히 없애기 위해 '확실한 지방시대'라는 정책과제를 '국가적 아젠다'로 키워냈다. 무엇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지역을 확정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군위를 대구시로 편입하는 결정까지 내리면서 공을 쏟은 것은 '신공항이 대구·경북의 백년지대계이자 미래 성장축'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선 8기 남은 임기 2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고 있나.
"대학은 연구에 집중시키고, 문화와 관광 대전환을 위해서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공공은 의료와 육아를 책임지는 데 집중해 '살기 좋은 경북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먹고, 놀고, 즐기며 돈이 되고 행복이 되는 분야에도 대폭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자연 그 자체가 관광자원인 동해안과 백두대간에 호텔·리조트를 대규모로 유치해 관광의 매력을 더하고, 신공항 주변인 의성문화관광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해 '세계인이 찾는 컬처시티'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 대규모 관광인프라와 의료시설을 포함해 그간 공공이 하기에는 재정이 부족해서 어렵고, 민간 단독으로는 수익성이 부족해 힘들었던 사업들을 현실화시켜 나가겠다. 특히 대구경북 전역에 '수소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글로벌 수소경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각오다.
▶특히 올해는 굵직한 현안이 많다. 우선 '저출생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올 초 경북도가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할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정부의 십수 년간 노력도 허사였던 저출생 대응에, 지방정부인 경북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서였다. 그러나 불과 반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경북이 내놓은 저출생 전(全)주기 대응 100대 실행 전략을 배우기 위해 여러 기관과 타 지자체가 수 차례 다녀갈 정도다. 중앙정부와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저출생 극복 현안들을 건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9일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본회의에는 지자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발표된 정부 대책에 융합 돌봄 특구, 규제 개선 등 우리 도가 지속해서 건의한 많은 내용이 포함됐다. 경북에서 시작된 '저출생과 전쟁'이 '나라 전체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전면전'으로 확산시킨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경북 북부지역 등에서 반대 의견도 나오는데.
"행정통합의 가장 큰 전제는 시·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다. 다시 말해 시·도민의 동의가 없다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얘기다. 대구경북통합자치단체의 권역별 발전전략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충분히 논의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한나라처럼' 운영되는 통합을 완성해 나가겠다. 그 일환으로 '경북도 행정통합 민관합동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2030년 신공항시대가 되면 대구·경북의 중·장기 발전전략은 당연히 변경되어야만 한다. 신공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권역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통합에 따른 권역별 발전전략을 우선 마련하고, 통합대구경북이 대한민국 제2의 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초광역 허브 전략 또한 구상 중이다. 앞으로 시·도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충분히 이해될 수 있도록 여러 채널을 통해 사례도 말씀드리고 소통할 계획이다."
▶기초지자체 경주가 인천시와 제주도를 제치고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확정됐다. 유치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절박함'이었다. 좌절의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방뿐만 아니라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특히 지방은 청년 유출에 따른 기업의 인력난, 대학 위기, 농촌 마비의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절박함이 우리 경북도와 지방 중소도시인 경주를 밤낮없이 뛰게 했고,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뜨거운 성원과 헌신 덕분에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의 개최지로 확정됐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은 '가장 경북적인, 가장 한국적인, 가장 세계적인 도시! 경주'라는 브랜드의 힘이다."
▶여러 정책 중 '농업 대전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농업 대전환의 성공 비결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올바른 정책 비전'이다. 우루과이 라운드를 시작으로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농업 현장은 크게 나아지질 못했다. 긴 안목의 농정철학 없이 땜질식 처방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혁신은 속도 못지않게 방향이 중요하다. 구호에서 그치지 않는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통찰을 바탕으로 현 좌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제대로 된 처방전을 내놓아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현장에서의 '실행력'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변화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공통으로 '저항'이 앞선다. 문경 영순들녘도 처음에는 그랬다. 그러나 110㏊라는 벼 단작 들판을 콩, 양파·감자 이모작으로 전환하고, 연말 배당까지 가능하게 했던 것은 영농법인대표가 전문성을 갖고 뚝심 있게 확고한 책임경영을 다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경북에서는 지금 공동영농뿐만 아니라 과수, 축산,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끝으로 경북도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의 연속이었다.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간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제1의 업무로 매진했고,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정책 비전을 가슴에 품고 구체화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덕분에 경북도는 지금 역대 최고의 성과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큰 성과들은 국민, 특히 도민들의 협력과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정말 고맙고 든든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모든 일에 있어 마무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앞으로도 도민들의 의견들을 하나하나 세심히 챙겨서 더욱 큰 결실로 보답하겠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