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모두 30일 오전 본회의 통과될 듯…與, 통과땐 대통령 거부권 건의 예정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관련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 4법' 중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9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네 번째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4차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돌입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7명 전원 찬성으로 방문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표결은 야당 주도로 이뤄졌으며 방문진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수를 현행 9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과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으로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28일 새벽 3차 필리버스터를 진행했고 민주당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이를 강제 종료한 뒤 방문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야당은 방문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EBS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마지막 법안은 방문진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EBS의 이사진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8시 33분 다시 필리버스터를 개시했다. 민주당은 다음 날(30일) 오전 토론 종결권을 활용해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료한 후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방송 4법 모두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21대 국회 당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들 법안이 폐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독이 든 사과를 계속 내몰면서 왜 안 먹느냐고 하면 당연히 국민을 위해 우리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노란봉투법 등 역시 비슷한 폭거가 예정돼 있다. 국민을 위해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석수를 앞세워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거부권으로 맞서는 윤 대통령과 여당이 대치 국면을 이어가면서 거부권 행사 횟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회복지원금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방송 4법에 민생회복지원금법, 노란봉투법까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벌써 최소 6개 법안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보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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