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급 위력 '슈퍼 태풍' 2050년대에 2~3년 주기로 발생"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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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2  |  수정 2024-08-22 07:28  |  발행일 2024-08-22 제10면
포스텍 공동 연구팀, 동중국해 온난화가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 분석

동중국해 평균 수온 높아지며 태풍 강력해져
힌남노급 위력  슈퍼 태풍 2050년대에 2~3년 주기로 발생
동중국해 온난화가 초강력 태풍의 세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이미지. 포스텍 제공
한반도에 큰 피해를 준 '힌남노'와 같은 슈퍼태풍이 오는 2050년에는 2~3년 주기로 찾아올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경북대· UNIST(울산과학기술원)·국립기상과학원은 최근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태풍은 수온이 높아질수록 더욱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데, 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 대부분이 거치는 동중국해를 주목했다. 실제로 포항과 경북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준 초강력 태풍 '힌남노'는 동중국해를 지나오면서 세력이 강해졌으며, 그 원인으로 29℃ 이상으로 이례적으로 높았던 수온이 지목됐다.

이에 연구팀은 1982년부터 2022년까지의 관측한 기상자료와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동중국해 상층의 수온과 한반도 상륙 태풍의 강도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이 지역의 이상 고수온 현상에 대한 인간의 영향과 미래 발생 빈도를 분석했다.

힌남노급 위력  슈퍼 태풍 2050년대에 2~3년 주기로 발생
먼저 동중국해를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초강력 태풍(최대풍속 54m/s 이상) 16개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의 8~9월 평균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 상륙 당시 강도가 강해졌다. 연구팀은 또한 태풍이 가장 강력한 상태에 도달하는 지점(위도)도 과거보다 북쪽으로 이동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동중국해 온난화로 인해 태풍이 약해지지 않고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로 북상하여 강풍과 폭우 등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 연구팀이 전 지구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화석 연료의 사용과 삼림 벌채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우 2022년 여름처럼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인간 활동이 동중국해의 온난화를 심화시키고, 이 온난화가 연쇄적으로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세력을 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동중국해의 고수온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경로와 무관하게 앞으로 더욱 빈번해져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에는 5년마다,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국내 공동 연구팀이 분석한 이 연구 결과는 기상학과 기후변화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 지난 1일 게재됐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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