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주년 맞은 할매래퍼 "죽을때까지 랩하기로 손가락 걸었어요"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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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2 16:37  |  수정 2024-09-02 16:40  |  발행일 2024-08-30
외신·대기업 광고·방송·농산물 브랜드·공연·뮤직비디오 출연 등 왕성한 활동 이어가

칠곡군로 할매 문화관 건립, 할매시화거리 조성 등 실버 세대 다양한 문화 활동 지원
데뷔 1주년 맞은 할매래퍼 죽을때까지 랩하기로 손가락 걸었어요
칠곡할매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데뷔 1주년 축하 케이크를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칠곡군 제공>

칠곡할매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데뷔 1주년을 맞았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평균 연령 85세의 여덟 명의 할머니가 모여 만든 그룹 수니와 칠공주는 세계 주요 외신을 통해 'K-할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래퍼 할머니들은 인생의 애환이 담겨있는 직접 쓴 시로 랩 가사를 만들었고, 창단 초기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이름이 알려지자 회원 150명이 활동하는 팬클럽까지 결성됐다.


70회에 걸쳐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각종 언론에서 1천500회 이상 기사로 다뤄졌고 신한금융지주, 한국저작권협회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의 요청으로 상업 광고를 촬영하고 국가 보훈부, 국무총리실 등 정책홍보를 위한 캠페인 영상에도 출연했다.


로이터 통신, AP, CCTV, NHK 등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할머니들을 찾아 열띤 취재 경쟁을 펼치며 k-할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고, 주한폴란드대사관은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로부터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해법을 연구했다.


수니와 칠공주의 영향을 받아 칠곡군에서는 여섯 개의 할매 래퍼 그룹이 결성되며 할매 힙합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농산물 브랜드 '건강 담은 칠곡할매'가 만들어졌다.
칠곡군은 앞으로 할매 문화관을 건립하고 할매시화거리를 조성하는 등 수니와 칠공주를 비롯한 실버 세대의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우리는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랩을 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으로 도장을 찍고 약속했다"며"앞으로도 랩을 통해 치매도 예방하고 용돈도 벌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일 년 동안 꿈을 꾸듯 하루하루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 수니와 칠공주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데~"라고 인사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저출생 고령화 문제를 역발상으로 접근해 할머니들을 지역 홍보 대사로 내세우자 세계가 칠곡군을 주목했다"며"실버 세대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니와 칠공주는 지난 28일 마을회관에서 이웃 주민들과 1주년을 자축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그동안 갈고닦은 랩 실력을 뽐내며 축하 공연을 펼쳤다.


이날 칠곡군 왜관읍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재홍 씨는 이른 아침부터 2단 대형 케이크를 만들어 래퍼 할머니들과 기쁨을 나눴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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