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에서 한수원을 규탄하는 동경주 지역 주민단체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있는 한수원 본사 앞을 비롯해 양남면·감포읍 등 마을 곳곳에는 최근 한수원 실무진의 수출사업본부의 충북 오송역 인근 검토와 시내권 이전을 비난하는 현수막이11일 내걸리기 시작했다.
문무대왕면·양남면·감포읍 발전협의회 등은 지난 9일 긴급회의를 열고 "동경주 주민을 바보로 아는 한수원이 지역민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지금 본사 위치에서 한 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방폐장부터 정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한수원이 처음에는 핵심부서를 오송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처럼 바람을 잡더니 이제는 경주시와 짜고 경주 시내로 이전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분노했다.
11일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에서 한수원을 규탄하는 문무대왕면 주민단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
3개 발전협의회는 "찔러보고 간 보는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를 각성해야 한다"며 황주호 사장의 공식 사과 없이는 더 이상의 상생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경주시 원자력정책과가 교통 접근성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KTX 경주역 부근으로 사업본부 이전에 대해서도 "경주시와 한수원은 한통속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정옥 경주시 원자력정책과장은 11일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한수원 본사나 핵심 부서 시내권 이전에 대해서 시 차원에서 논의한 적도 없고 결정한 것도 없다. 타 지역이든 시내권이든 본사와 관련된 이전을 찬성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심 부서 이전설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됐고, 최악의 상황으로 만약 타 지역 이전이 추진된다면 경주지역 내에서 교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설명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11일 경주시 문무대왕면 마을 도로에 한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문무대왕면 주민단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
그러면서 "다른 말 더할 필요 없이 오송이던 경주시내던 본사 빼가고 싶으면 방폐장도 가져가라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전을 검토한 바 없다'는 한수원과 산업부의 해명에도 불신과 불만이 가득 찬 동경주 주민들은 강경 자세와 한수원 본사 앞 시위 등 집단 움직임을 예고하는 등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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