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이터 |
내달(10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8일(현지시각)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섰기때문이다. 그간 국내에선 자금경색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들썩이면서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집값과 가계부채 상황이 어느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피벗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은은 다음 달 11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정부와 시장의 금리인하 요구 속에서도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동결노선을 유지해왔다. 미 연준이 계속 동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연준이 이번에 빅컷을 단행하면서 조만간 국내 기준금리도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2.00%포인트로 역대 최대였던 한국·미국 간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좁혀지면서 한은의 부담감도 줄었다. 원화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도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게 돼 금리 인하 결정이 한결 수월해진 상태다.
물가도 안정화 추세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역시 통화정책 운용의 변화 가능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날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발 피벗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했다.
문제는 수도권 집값이다.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됐고, 은행권이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까지 막고 있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다.
지난 12일 기준 국내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0조8천388억원이다. 8월 말(568조6천616억원)보다 2조1천772억원 늘었다. 지난달엔 사상 최대 증가 폭(8조2천억원)을 기록했다.가계부채가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 금리를 연속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금리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관건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추이인데 일단 10월까지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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