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달성군수는 지난달 25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혜로운 문화도시라는 비전에 맞는 앵커사업을 개발하고 시민과 함께 문화로 지역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
'들락날락하는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도시'. 달성군이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시작하며 내세운 슬로건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시대적 문제를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겠다는 목표로 대구 기초단체로는 유일하게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달성군. 달성군은 2023년 한 해 총 4천709명의 시민이 문화 활동에 참여해 911회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최했고 그 결과 전체 군민의 약 60%에 달하는 15만7천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법정문화도시 사업 기획과 추진의 중심에는 달성군민들이 있다. 군민들이 직접 권역별 특성에 맞는 일부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지역에 필요한 요소를 효과적으로 발굴하고 주민 간 유대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교도소가 하빈면으로 이전하며 후적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성군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교도소가 떠난 자리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도록 후적지 내 주민 휴식공간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문화 성장을 바탕으로 이뤄낸 달성군의 경제·산업적인 변화도 눈부시다. 달성군은 대구 국가 스마트기술산업단지(제2국가산단)를 유치해 대구 미래를 책임질 첨단산업 허브로 급부상했다. 2009년 구지면 제1국가산업단지 조성이 결정된 후 14년 만에 새 국가산단을 유치한 것이다. 구지면 대구 국가산단, 논공읍·구지면 달성 1·2차산단, 현풍·유가읍 대구테크노폴리스 일대가 정부의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달성군은 이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 내 투자확대 및 기업 신규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도 하빈면 대평리 일원으로 옮겨 2031년 완공 예정이다.
달성군은 앞으로 제2국가산단이 들어설 옥포읍 본리리 일원에 월배 및 안심 차량기지를 통합 이전하는 한편, 대구도시철도 1호선을 옥포읍까지 연장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내년은 달성군이 대구시에 편입된 지 30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지난 30년간 이뤄낸 달성군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모든 군민과 함께 자축하면서 새로운 달성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자체의 문화도시와 달성군 문화도시의 차별성과 우수성은 무엇인가.
"달성군 문화도시의 비전은 '들락날락하는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문화도시'다. 달성군에 예전부터 살았던 주민도, 달성군에 짧은 기간 드나드는 주민도 모두 여가생활을 통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이 올라가는 호혜로움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런 달성군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사업으로는 달성군 전입 인구와 신생아에게 선물꾸러미를 주는 '달성보따리'가 있다. 새롭게 달성군민이 된 주민들, 또 이제 곧 세상에 태어나 달성군민이 될 아이들과도 문화적 혜택을 나누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또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달성군 내 근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 대구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산업단지 등에서 근무하는 3만여 명의 임직원 및 그 가족에게 문화적 선물을 나눔으로써 통합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달성군 근로자를 위해 무료로 개최한 작은 음악회 '문화한끼' 등이 대표적이다. "
지난해 911회 프로그램 운영…전체 군민의 60% 혜택
시민참여 오페라 '사문진-피아노…' 대표 콘텐츠 육성
전입 인구 선물꾸러미 제공·근로자 무료 음악회 열어
'호혜로운 문화도시' 비전 지향…앵커사업 개발 추진
▶달성군이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달성군 화원읍의 사문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 유입지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달성 100대 피아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선한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 '로컬10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제 전국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달성군은 피아노를 소재로 한 시민참여 오페라 '사문진-피아노,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제작 중이다. 이를 차세대 대표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시민이 만드는 오페라'라는 콘셉트에 중점을 두고 주·조연 오디션을 진행했다. 출연진 100여명 중 주연 4명과 일부 오케스트라 단원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일반 시민으로 꾸렸다. 출연진 모두가 기대 이상의 실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준 높은 공연을 기대해도 좋다. 공연을 야외에서 축제와 함께 진행한다는 점도 특별한 부분이다. 이번 공연은 화원읍 사문진 야외공연장에서 시민 누구나 돗자리를 깔고 음료 등을 즐기며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이름도 공원에서 즐기는 '파크오페라'라고 명명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해 시민들이 품고 있는 '어렵다' '지루하다' 등의 편견 역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주민들의 참여와 반응은 어떠했나.
"지난해 달성군 4개 권역의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우리 지역의 넓은 면적을 고려해 화원·옥포·논공, 다사·하빈, 현풍·유가·구지, 가창으로 활동 범위를 나눠 사업을 발굴했다. 그 결과 권역별 프로그램은 총 441회 이뤄졌으며 1만9천506명의 지역민이 이용했다. 소소한 문화공연에서부터 전 연령대가 참여하는 공예 수업까지 흥미로운 활동이 많이 펼쳐졌다. 내가 사는 지역 안에서 양질의 문화 활동을 체험한다는 점에 주민들도 만족했고 호응 역시 뜨거웠다. 이처럼 주민들이 예술 활동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문화적 욕구를 더욱 많이 느끼게 되고 요구나 건의사항도 많아진다. 이는 지역이 활성화되는 긍정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보완하며 여러 권역에서 고루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다. 원활한 사업을 위한 행정적 지원 역시 아끼지 않겠다."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도시로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떤 재정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가.
"법정문화도시 사업은 2027년까지 국비 포함 최대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지자체 재정만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여러 문화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소중한 기회인 셈이다. 달성군은 달성문화재단 산하 달성문화도시센터를 설치하고 전담인력을 통해 공연, 전시, 공간개선, 수업 등 세분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법정문화도시 사업이 이뤄지는 동안 달성군이 진정한 의미의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향후 문화예술 사업의 방향을 설정할 때 단순히 대형 행사를 개최하는 것만이 성공적인 문화예술 사업이라는 편견을 내려놓으려 한다. 우리 지역민들이 진짜 목말라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는 어떤 것인지, 지역의 자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한다면 투입 예산 대비 훨씬 더 만족스러운 사업을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도시로서 달성군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가.
"법정문화도시 사업으로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성과 등 분야별 긍정적 결과가 있었다. 그중 경제적 성과로는 생산 유발효과 약 4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24억원, 취업 유발효과 약 21억원 등 92억원 정도의 효과가 발생했다. 투입한 예산보다 3.4배 정도 많은 경제적 파급효과다. 이와 함께 4개 권역별 거점공간 중심 반경 1㎞ 내 업체당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상승했다는 기록이 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유동인구 역시 35.75% 증가했다."
▶달성문화도시 운영 계획 및 비전은 무엇인가.
"법정문화도시 사업은 단기적인 지원사업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도시를 브랜딩하고 문화를 통해 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달성군 문화도시는 호혜로운 문화도시라는 비전 아래 운영했다.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달성군의 장점과 자산을 부각할 수 있는 앵커 사업을 개발하고, 시민과 함께 문화로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겠다."
글=-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이은경 기자
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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