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깊어지는 尹·韓 갈등…국정 동력 떨어진다

  • 논설실
  • |
  • 입력 2024-10-04  |  수정 2024-10-04 06:58  |  발행일 2024-10-04 제31면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다. 한동훈 대표는 초대받지 못했다. 원내 중심이어서 현역 의원이 아닌 한 대표는 제외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당 대표는 원외더라도 대통령과 원내 지도부의 만찬 자리에 함께하는 것이 맞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대놓고 한 대표에게 망신을 주면서 힘도 빼는 것이란 말이 나올 만하다. 같은 날 한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이 야당 성향의 인터넷 매체에 자신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 차원의 조사를 지시했다. 조사가 시작되자 행정관 출신은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국힘은 계속 조사할 방침이며 위법 정황이 드러나면 형사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누가 봐도 대통령실을 겨냥한 것이다.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삐거덕대던 두 사람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싼 해법에 대한 인식 차이가 주 원인이다. 그러는 사이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는 더 공고해지고 있고, 한 대표는 정치력의 한계를 보이면서 자기 정치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의정 갈등뿐 아니라 지방소멸·청년 실업 등 당정이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할 민생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대립하고 있으니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오랜 세월 한배를 탔던 관계다. 언제든지 만나 앙금을 풀 수 있는 관계로 많은 국민은 본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다툼도 민생부터 챙긴 후에 하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