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영민(가운데) 김천시의회 의장과 이부화(오른쪽 둘째) 대한노인회 김천시지회장이 어르신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김천시의회 제공> |
"늙어가는 이 길은 처음 가는 길이다/ 젊은 날엔 외로울 때도, 시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었는데/ 늙어가는 이 길은 오늘이 내일인가 어제가 오늘인가 감각조차 흐려진다/ 젊을 때는 꿈을 먹고 늙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던 구절이 절실해진다/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희망하며 처음 가는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간다"
나이 여든을 바라보는 김천 돈목경로당 안희선 어르신이 지은 시(황혼)의 일부다.
경북 김천지역 어르신들이 김천시의회가 마련한 '경로당 어르신 작품 전시회'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김천시의회는 대한노인회 김천시지부와 협력해 지역 어르신들의 작품(공예품, 그림, 시 등) 150여 점을 오는 31일까지 청사 로비에 전시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시를 통해 문학적 재능을 뽐내고 있다.
안간리경로당 최경화 어르신은 "어릴 적 엄마가 하신 말씀/ 소쩍쿵소쩍쿵 울면 풍년이고/ 소텅소텅하고 울면 흉년이래요/ 소쩍새 우는 소리 듣고싶네요"라며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소쩍새 우는 소리), 도곡1리경로당 정수임 어르신은 "삼백예순날 내 가슴 속에 피어나는 자식꽃/ 웃음, 근심, 기쁨, 행복이 매일매일 피어난다"며 자식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꽃)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동부리경로당 회원들은 공동 작품(소원나무)에서 '행복하게 살기' '안 아프고 건강하기' '사랑하고 행복하기' 등을 기원했다. "아프지 않고 자식들 애먹이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고이 잠들고 싶다/ 하나님 부디 고통 없이 살다 가게 해주세요"라고 기원한(인생) 어르신도 있었다.
나영민 김천시의회 의장은 "이번 전시회는 주민들의 의정 참여 기회와 세대 간 소통을 확대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활동무대를 넓혀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박현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