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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특히 SNS의 보급은 정보공유를 전보다 더욱 쉽고 풍요롭게 해주지만 역설적으로 과도한 정보 노출 때문에 오히려 적절한 답을 찾기 어려워 전문가 의견에 더욱 의존한다.
전문가란 사전적 정의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의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다. 병원, 학교, 교통, 통신, 금융기관, 정부 등이 우리가 의존하고 살아가는 전문가 체계이며 현대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전문가의 기술, 지식, 경험 등 전문성(expert power)은 권력(power)의 원천으로 작용해왔다. 즉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해 권력을 갖게 된다.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을 내리면 환자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의사의 처방을 믿고 따르며, 법률적인 문제에 마주치면 법률전문가에 의존하게 된다. 이와 같이 권력이 전문성에 의해 사람의 욕망을 통제하는 정당성(legitimacy)을 획득할 때 권력과 유사한 개념인 권위(authority)를 확보하게 되어 존경과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역으로 권력이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권위도 없어지게 된다. 즉 전문가의 진단이나 판단이 잘못된 경우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여 전문가의 권위는 부정되고 결과적으로 전문가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전문가 자신은 물론 집단도 부정당하게 된다.
요즘과 같이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연착륙(soft landing: 물가가 안정을 찾고, 성장률이 둔화하더라도 경기침체에 이르지는 않는 상황)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은 역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8월 초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를 보고 전문가들이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증거'라고 해석하자 8월5일(월) 한국, 일본, 대만 및 미국 증시는 개장하자마자 폭락(일명 검은 월요일)하였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사실상 실업률 상승과 연준의 금리인하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경제적 이유로 인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와 엔화 강세로 인한 엔캐리 청산의 불안감을 폭락의 원인으로 진단하였다. 하지만 블랙 먼데이의 폭락과 원인 논란은 '한여름 밤의 소동'으로 끝나고 만다. 불과 사흘 후 고용안정과 견조한 소비관련 지표 등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할 만한 데이터들이 연이어 발표되며 경기침체 공포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농담처럼 사라졌다.
또다른 사례로 지난 9월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반토막 낸 지 한 달여 만에 전망 실패를 인정하고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반도체 업체의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홍콩 근무 외국계 애널리스트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 '전문가답지 못하다'고 비판받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경기와 금리, 사회, 정치·문화적인 요소까지 고려하여 주가 방향을 파악할 수는 없으므로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제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대로 된 진단과 정보를 제공할 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최근같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고 혼란스러울 때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입장을 바꾸거나 편향된 시각으로 진단하여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면 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스스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활동은 복잡하고 전문적이어서 자율규제에 기반한 높은 직업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내면화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전문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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