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대구 정치권, "믿을 수 없는 일 벌어져"… 당혹감 표출

  • 권혁준,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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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4 18:49  |  수정 2024-12-04 19:45  |  발행일 2024-12-05
지역 국회의원 "비상계엄 선포에 의원 대부분 놀라고 당황"

"오죽했으면"…윤석열 대통령 두둔하기도

지방의회 의원 "현안 많은 대구경북에 타격 입힐까 걱정돼"
비상계엄 대구 정치권, 믿을 수 없는 일 벌어져… 당혹감 표출
경북대 교수, 학생 등으로 구성된 '경북대 비상시국회의' 출범식이 4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또 다른 지역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은 야당의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 감사원장 탄핵 등 거듭되는 탄핵, 입법 농단, 정치적 예산 삭감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세력에 맞서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국회에서 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갖고 무소불위의 전횡을 하는 것에 대해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오죽했으면 비상계엄까지 선포했겠느냐"라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어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시점에서 비상계엄은 국민정서상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모으고 조속히 계엄을 해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적었다.

지역의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당내에서도 분위기가 무겁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에 의원들 대부분 놀라고 당황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청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지방의회 의원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일에 모두가 놀란 상태다. 주변에서도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분위기"라며 "보수당의 대통령이기에 대구에도 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대구경북은 국회를 상대로 한 현안이 많은 상태이고, 대통령을 믿고 있었던 상황인데 이런 사태가 벌어져 타격을 입을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지방의회 의원은 "지난 8월 계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현실이 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당 수뇌부와도 전혀 이야기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도 중앙당의 의원총회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며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어리둥절한 상태다. 당 차원에서 결정된 바가 없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은 계엄법을 위반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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