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공세에 단일대오로 맞서기 위해 '반대' 당론을 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또 다시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없다는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다. 결국 지도부는 남은 표결까지 당내 이탈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7시를 전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야권이 탄핵을 위해 총공세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 108명의 총의를 모아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또 한 번 역사적 비극을 반복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 한동훈 대표도 "국민의 삶은 나아져야 하고,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실질적인 왕정을 꿈꾼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위 쿠데타(self-coup)란 권력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자가 더 강력한 권력을 취하기 위해 스스로 쿠데타를 일으켜 입법부를 해체하거나 헌법을 무효화하는 체제 전복 행위를 말한다.
여야가 이처럼 강경 대응 모드로 치닫는 것은 결국 이탈표 때문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선 여당에서 최소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지기로 총의를 모았지만, 본회의 표결이 무기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단일대오를 강조한 지도부와 달리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의원들과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의원들도 있어 아직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표결이 무기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며 "의원 개개인의 생각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