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VS "대국민 사과해야"…현안질의서 충돌한 여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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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1  |  수정 2024-12-11 18:19  |  발행일 2024-12-12 제2면
국회 긴급 현안질의서 국무위원 대상 계엄사태 공방
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VS 대국민 사과해야…현안질의서 충돌한 여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요구에 따라 일어서서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VS 대국민 사과해야…현안질의서 충돌한 여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와 관련해 질문을 마친 뒤 야당 의원들의 야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대응을 놓고 '즉시 탄핵'과 '탄핵 반대'로 맞서며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계엄 관련 현안 질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을 물었다.

야권은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을 추궁하며 탄핵이나 즉시 하야 등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국민 앞에서 국무위원들을 대신해 100배 사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다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어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한 총리는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또 죄송하게 생각하고, 또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계엄 사태에 대해 한 총리는 "12월 3일 저녁에 대통령실 도착 이후에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대통령의 그런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또 계엄 직전 국무회의에서 모든 국무위원이 반대했고 걱정했다고도 밝혔다. 반대 사유에 대해선 "대한민국 경제, 그리고 신인도의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고, 국민의 수용성도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며 "국무회의 자체가 많은 절차적·실체적 흠결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무회의를 개최하려고 한 것은 계엄의 절차적 흠결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국무위원들이 모여 좀 더 많은 국무위원이 반대하고, 의견과 걱정을 제시함으로써 계엄을 막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탄핵 절차의 법적 부당성을 알렸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박성재 장관에게 이인호 중앙대 교수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설사 직무 판단에 있어서 위헌 행위를 할지라도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킬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을 아는가"라며 법률적 검토를 해볼 것을 요구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송금했는데 이걸 처벌하지 않은 것은 통치행위이기 때문"이라며 "1997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 행위, 통치행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고도의 정치 행위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사법적 판단을 자제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탄핵은 대통령의 직무 정지일뿐"이라며 "심판까지는 최장 6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에 여의도와 광화문에 나뉘어 수많은 사람이 서로 분열과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아닌 다른 방안을 논의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위헌 논란'을 불러온 자신과 여당 대표의 '공동 국정 대행'체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논의조차 없었으며 공동 대국민담화 당시까지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총리와 한 대표는 지난 8일 공동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한 대표는 윤 대통령 퇴진 전까지 총리와 함께 국정을 챙기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정부 여당이 내놓은 정국 수습책이 한 대표의 독단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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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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