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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구 동성로의 한 통신사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했으나 12일 오후에는 연말 행사로 바뀐 상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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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구 동성로의 한 미용실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했으나 12일 오후에는 철거된 상태였다. |
고물가에 탄핵정국까지 겹치면서 대구지역 소상공인 등이 수험생 할인 행사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수험생 할인을 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연말을 맞아 다양한 할인을 하는 가게들은 적지 않았다. 그나마 수험생 할인을 홍보하는 가게를 찾아가 봐도 이미 11월에 행사가 끝나버린 경우도 허다했다. 과거 '만능 티켓'이라는 수험표의 가치가 퇴색되고 있는 것.
이날 동성로에서 만난 한 통신사 직원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수험생 할인으로 휴대폰을 바꾸러 온 학생이 열 손가락에 셀 수 있을 정도"라며 "사실 본사에서 행사를 진행하니 직영점 및 가맹점 등이 다 함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 고객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수험생 할인 행사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라고 했다.
수험생 할인 행사는 줄어드는 추세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수능이 끝난 후 각종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웃돈을 주고 수험표를 거래하는 일까지 있었지만, 올해는 아예 그런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상인들 전했다.
여기에 탄핵 정국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지갑이 또 한번 굳게 닫히면서, 수험생 할인 행사를 조기 종료하는 가게도 있었다. 동성로의 한 미용실 직원은 "다른 업종은 몰라도 대구에 있는 대부분의 미용실은 수능 직후 수험생 할인을 진행한 걸로 안다. 하지만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진행하던 수험생 할인을 접었다"며 "사실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보니 탄핵 정국이 아니더라도 인근 미용실들은 조금씩 수험표 할인을 줄이는 분위기였다. 여러모로 힘든 연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수험생들도 수험생 할인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권모(여·18·대구 북구)양은 "수능을 친 후 수험표 할인을 이용해볼까 생각했지만, 요즘은 수험표 할인이 아니더라도 통신사 할인이나 중고거래 어플을 통하면 더 싸게 살 수 있다"며 "기분만 내려고 프랜차이즈 식당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데 수험표를 사용했다. 그 외에는 수험표 자체에 큰 혜택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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