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디터가 만난 사람] 박진우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 임성수,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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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5  |  수정 2025-02-05 09:04  |  발행일 2025-02-05 제25면
"대구신보 존재 이유는 中企·소상공인…채무보증 재원 마련에 공들여"

[경제에디터가 만난 사람] 박진우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박진우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시·금융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할 충분한 재원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신용보증재단(이하 대구신보)은 담보력이 약한 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채무를 보증해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도록 하는 대구 유일 정책금융 공공기관이다. 대구신보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보증 지원인 총 2조2천280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전국 15개 지역 신용보증재단 중 가장 큰 규모다. 박진우 대구신보 이사장은 2023년 9월 취임 후 보증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에 공을 들여왔다. 대구시 출연금, 법정 출연금으로는 보증 지원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 죽전동 대구신보 본점에서 만난 박진우 이사장은 "'대구신보는 박진우 것'으로 생각하고 은행장 등을 만나는 등 직접 뛰었다. 물론 재단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것도 크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회와 긴밀 소통하고
기초단체장과 은행장 등 면담
재단 직원도 성과 달성 한마음
작년 역대최대 2조2천억 확보

성실 운영하다 부실화된 기업
채무 재조정 등 재기 적극지원
벼랑 끝으로 몰린 중·저신용자
고금리 탈출 전환자금도 준비
보증 사각지대 없도록 힘쓸 것

▶신협중앙회장과 경북신보 이사장을 거쳐 대구신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기관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내 경영철학은 '직원이 중심인 회사'다. 이를 위해 이사장으로서 중요한 덕목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기관의 주인은 계속 근무할 직원이지, 이사장은 아니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이 중심인 조직은 나아갈 방향을 알고, 직원 스스로가 조직 발전에 필요한 부분을 사고할 줄 알아야 한다. 기관장은 직원들의 시야를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넓혀주고,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취임 후 대구신보가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비결은.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확실한 보상을 하는 것이 성과 창출의 핵심이다. 취임 당시 보증공급 실적 둔화와 사고율 급증으로 기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보증공급 확대'라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또 '일한 만큼 보상한다'라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성과 보상을 제안했다. 실제, 성과 달성에 크게 기여한 직원들에게는 승진이나 포상과 같은 보상을 했다. 또 매월 실적을 집계해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이 우수한 부서는 적절한 노고를 치하했다. 기관장 업무추진비로 배정된 금액이 있는데, 기관 행사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직원 격려를 위해 사용했다. 기관장에게는 사택 등이 부여되는데 굳이 업무추진비를 기관장이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성과 중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

"대구신보의 존재 이유는 소상공인, 소기업이다. 고금리와 생활 물가 폭등으로 신용보증 자금 수요가 늘었고, 제가 취임한 시점부터 보증 여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보증공급 재원을 마련하고자 했고 역대 최다 출연금을 확보했다. 대구시, 대구시의회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출연금 증액에 힘썼고 기초자치단체장, 은행장과 면담하며 출연금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재단 방문이 어려운 전통시장에는 직접 찾아가 현장보증상담을 지원했다. 대구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경제진흥원이 없어 그 역할을 대구신보가 수행하고 있는데, 지역 상권 활성화와 전통시장 살리기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채무조정센터를 신설했는데.

"비가 올 때 우산이 필요한 것처럼 기업들도 어려워지면 기댈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들이 빠르게 회생할 수 있도록 대구신보가 지원하기 위해 채무조정센터를 만들었다. 센터는 법원의 파산과 회생제도,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 절차, 새출발기금 등 정상적인 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채무 조정을 지원한다. 성실하게 운영하다 부실화된 기업은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다. 채무 문제로 인해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기업의 채무를 재조정하고, 실질적인 재기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물가와 내수 위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고 하나.

"지난해 대구신보는 이커머스 미정산 사태로 인한 피해 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대구시와 협의해 긴급경영안정자금 100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도 여러 가지 지원사업이 진행된다. 동성로 관광특구와 골목상권 내 사업체 지원을 위해 대구시와 협의해 1천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편성, 1년간 은행 대출이자의 1.3~2.2%를 지원하고 있다. 동성로에 있는 기업들이 많이 폐업해 상가 공실률이 높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이 많다. 대구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된 동성로가 시민과 관광객이 다시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소상공인을 위해 어떤 지원책을 마련했나.

"지난해 정상적인 대출 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5종 특례보증'을 운영해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특히 폐업으로 만기 일시 상환이 어려운 소상공인의 정상 상환을 유도하고 재도약 기회를 제공하는 '브릿지보증'과 사업에 실패했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창업실패자 재도약 특례보증' '재도전 특례보증'을 적극 지원했다. 올해는 브릿지보증을 지난해 실적(136억원)대비 10% 증가한 150억원을 목표로 지원한다. 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지난해 실적(575억원) 대비 22% 증가한 700억원을 편성했다. 고금리로 벼랑 끝에 몰린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2천억원 규모 전환자금도 준비돼 있다."

▶최근 대구경북 통합이 화두인데.

"행정통합을 한다면 대구·경북신보도 통합이 되어야 한다. 통합했을 때 중요한 것은 대구경북 소상공인·소기업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파급효과가 있냐는 것이다. 조직이 짧은 시간에 많이 변화될 것인데, 소상공인 지원 공백이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통합된다면 경북신보와 사전에 충분히 협력해 컨트롤타워 부재가 없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중요한 것은 대구시·금융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할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업종·산업 구분 없이 모두 힘든 시기인 만큼,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2025 대구 금융 지원 패키지'를 시행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이후 내수·소비 침체로 어려운 영세상점가 지원, 골목상권 특별 보증 등으로 금융 사각지대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재단 사옥을 마련해 지역 기업이 다양한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종합지원플랫폼을 구축할 계획도 잡고 있다. 설립 이래 29년간 청사 건물 없이 임차를 통해 운영해왔는데, 자체 예산을 투입해 청사를 마련하고 유휴 공간에 소상공인 라운지나 창업스쿨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대담=임성수 경제에디터 s018@yeongnam.com

정리=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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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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