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尹 설득 못해 송구"…헌재서 탄핵 사유 부인하며 사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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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20 08:00  |  발행일 2025-02-20 제9면
국회 측 "파면 통해 헌법 수호 의지 보여달라" 요구

한덕수 "尹 다른 선택할 수 있도록 설득 못 해 송구"

첫 변론서 종결…선고일 추후 지정될 듯
한덕수 尹 설득 못해 송구…헌재서 탄핵 사유 부인하며 사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헌법재판소에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행정 각부를 통할하며 대통령을 보좌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야권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한 총리가 이날 헌법재판소 첫 변론에 출석해 국회 측의 탄핵소추 사유를 부인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헌재는 19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국무총리 탄핵심판 1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국회 측은 한 총리 탄핵소추 이유에 대해 다섯 가지 이유(△김건희 여사·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비상계엄 선포 묵인·방조 △한동훈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체제 △내란 상설특검 임명 불이행 △헌법재판관 불임명)를 들었다. 국회 측은 한 총리를 파면해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한 총리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서 규정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만약 한 총리를 탄핵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헌재가 '6인 체제'로 매우 불안하게 국민 혼란을 가중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 총리 대리인단은 국회 측 탄핵소추 사유가 전부 타당하지 않고 탄핵소추 의결 역시 부적법하다며 각하·기각해달라고 했다. 한 총리는 먼저 비상계엄과 군 동원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부인하며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사전에 몰랐고, 대통령이 다시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했으며, 군 동원에도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탄핵소추 사유를 반박했다. 더욱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정을 공동 운영하겠다고 한 것이 위헌이라는 국회 측 주장에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안정된 국정 운영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일 뿐, 권력을 창출하기 위한 게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 역시 한 총리는 "여야의 실질적 합의 없이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헌정사에 전례가 없다"고 했고, 이른바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은 것도 "국회의 요구에 즉시 따르는 쪽이 오히려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론 분열을 심화시킬 우려가 컸다"고 반박했다.

최후진술에서 한 총리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 국민이 어려운 상황을 겪는 것에 대해 일신의 영욕을 떠나 진심으로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며 "대한민국이 극단의 시대를 넘어 합리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헌재가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변론은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으며 증거 채택과 조사, 최후 진술까지 모두 이뤄졌다. 다만 이번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일은 지정되지 않았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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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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