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아프면 서울 가야 하나요”…대구경북 ‘의료 절벽’ 눈앞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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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6 11:34  |  발행일 2025-04-06
심평원 “전국 33개 지역 중 경북 군단위 전문의 수 최하위”
대구 비도심, 심혈관 전문의 ‘0명’…뇌혈관도 턱없이 부족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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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위군 소보면에 거주하는 이태순(67) 씨는 밤이 되면 불안부터 앞선다. 갑작스러운 심장 통증이 찾아올까 걱정돼서다. "군위가 대구로 편입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응급수술을 해 줄 의사가 없다니 답답합니다. 밤에 가슴이 조여 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안은 단순한 심리적 걱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구경북(TK) 비도심 지역의 심뇌혈관 의료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의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대구경북 농촌 지역의 전문 의료 인력 부족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농촌 지역인 달성군과 군위군에는 심혈관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혈관 질환은 발병 이후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후를 좌우하는 대표적 응급질환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선 전문 인력이 없어 응급 수술 체계 자체가 취약한 상황이다.


경북 농촌 지역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심혈관 전문의 수는 인구 10만 명당 0.4명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의료 인력 규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특정 의료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경북 안동에 사는 박기한(72)씨는 "동네 병원에서는 큰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하고, 큰 병원에 가면 의사들도 대부분 연세가 많다"며 "앞으로 진료를 맡을 의사가 계속 남아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실제 경북 비도심 지역 심혈관 전문의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은 57.2%에 달한다. 지역 의료가 고령 의료진에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되면서 세대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뇌혈관 질환 분야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경북 농촌의 뇌혈관 전문의는 인구 10만 명당 0.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12.8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심혈관·뇌혈관질환을 포함한 중증질환 수술에서도 지역 간 의료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경북 등 농촌 지역은 수술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심혈관·뇌혈관질환을 포함한 중증질환 수술에서도 지역 간 의료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경북 등 농촌 지역은 수술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지방 의료 인력의 고령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강원 도시 지역에서는 심혈관 전문의의 82.1%가 6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고령 의사 비중이 1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 의료의 인력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 있는 한 개원의(56)는 지방 의료 위기가 단기간에 발생한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이 장기간 이어진 데다 최근 전공의 이탈까지 겹치면서 지역 병원 인력 공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시설과 장비를 갖춘 병원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전문 인력이 부족해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국 환자들은 대도시 병원을 찾거나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진은 "가용 의료시설이 있음에도 전문 인력 부족으로 적정 진료가 어려운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2023년 통계를 기반으로 진행됐지만 의료계에서는 현재 상황이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전공의 이탈과 지방 의료 인력 감소가 이어지면서 지역 의료 기반이 더욱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병원 규모보다 전문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응급 질환은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생명을 좌우한다. 하지만 대구 군위와 경북 시·군 등은 병원까지 거리보다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지'가 더 절박한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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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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