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경찰, 대구 북구 등 관련 기관들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정모씨(74)가 숨졌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최근 대구경북지역 내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헬기 운항 안전성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헬기 조종사의 고령화'가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자칫 고령자에 대해 잘못인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이보다는 인력 관리 및 교육 강화 등과 관련된 보완책 마련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41분쯤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대구 동구청의 임차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정궁호(74)씨가 순직했다. 앞서 지난달(3월) 26일엔 경북 북부 대형산불 현장에서 산불 진화 헬기 사고로 기장 박현우(73)씨가 숨졌다.
영남일보 취재결과, 통상 헬기 조종사들은 대부분 군에서 1천시간에 가까운 비행 경력을 쌓은 뒤 해경, 산림청 등에서 운항 업무에 종사한다. 이후 정년퇴직 또는 전역을 하면 헬기사용사업체에 취직하는 시스템이다.
이들 사업체 인력은 상대적으로 고령이다. 현재 대구지역에서 운영하는 민간 임차 헬기 3대(수성구·달성군·군위군) 또한 조종사 연령대가 50~60대다. 임차 헬기가 19대(각 1명)가 배정된 경북에도 60세 이상 조종사가 12명으로 파악됐다.
정작 전문가들은 산불 진화 헬기 사고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고령화'보다는 이른바 '원 파일럿' 체제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사망한 두 헬기 조종사 모두 단독으로 기체를 운항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군 헬기 조종사로 27년간 활동한 한 전문가는 "산불 진화, 화물 공수 등 고난도 임무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정 지역 산불 현장에 여러 대 헬기가 투입되면 서로 교신을 하며 진입 및 이탈 경로를 설정하는 등 확인해야 할 요소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유태정 극동대 교수(헬리콥터조종학과)는 "군이나 기관, 기업 소속으로 활동할 땐 대부분 파일럿이 2명이다. 항상 두 명이서 하던 임무를 헬기사용사업체에 가면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고령자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여지도 발생한다. 특히, 이번 대구 사건에 희생된 기장은 경북 산불 당시에도 계속 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피로도가 급격히 쌓인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산불 헬기 운영시스템이 원 파일럿 체제로 굳어진 건 '비용' 탓이다. 각 지자체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최저가 입찰을 통해 업체가 선정된 탓에 파일럿 2명을 둘 수 없는 구조다.
유 교수는 "비용을 낮추려다 보니 조종사는 한 명, 기체는 40년도 넘은 걸 쓸 수밖에 없다. 훈련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안다. 1명에게 노후 기종으로 고난도 작업 수행을 요구하니 사고 가능성이 커진다"며 "교육·훈련을 제도화하고, VR 등 최신 기술과 접목해 옛날 기종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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