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오세훈 불출마…보수 중도층 표심 어디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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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3 17:13  |  수정 2025-04-14 07:39  |  발행일 2025-04-14
유승민·오세훈 불출마…보수 중도층 표심 어디로

유승민 전의원(우),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21대 대선 경선의 초반 판세가 유력 주자들의 '불출마'로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당내 중도 성향으로 분류됐던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 이유와 파장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불출마'를, 오 시장은 전날 21대 대선 불출마를 각각 선언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도 전날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유 전 의원은 11일 대구에서 특강을 열고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출마 행보를 이어왔다. 오 시장 역시 13일 서울의 한 골목에서 대선 출정식을 예고한 바 있다. 즉 이들 모두 갑작스런 결정인 셈이다.

오 시장도 조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른바 '빅4'(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오 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으로 분류되며 대선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더욱이 오 시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에도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중도층을 향한 소구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같은 중도층에 대한 강점은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들의 결정에는 당내 경선을 넘기 힘들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유 전 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경선 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지속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역선택 방지조항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중도·진보 진영 확정성에 강점을 가진 후보들은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당내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경선 불참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50여명이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하는 등 당내 기류가 한 대행 추대로 흐르고 있어 지지세 확보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을 어떤 후보가 흡수하게 될 지 주목하고 있다. 중도 및 진보 진영에서도 지지세를 일부 확보하는 등 중도층에 강점을 가진 후보들의 합류는 향후 본선 지지세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나경원·김문수·이철우·유정복 예비후보 등은 일제히 이들의 결단에 의미를 부여하며 함께 하자는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 전 의원의 경우 이날 대선 불출마가 아닌 '경선 불출마'라고 선을 그어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나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등으로 다시 움직임을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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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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