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공사비 협상 난항…중견건설사 떠난 대구 정비사업, 대구 건설사가 책임진다

  •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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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4  |  수정 2025-04-14 19:41  |  발행일 2025-04-15 제13면
공사비 협상 난항에 사업지체 현장 시공사 변경 잇따라
안정적 사업 수행·품질력에 조합, 대구 건설사에 신뢰

대기업군의 중견 건설사들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수주한 대구지역 정비사업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대구 분양시장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건축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것도 더해진 이유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중견 건설사와 계약 해지를 선택한 조합원들이 인지도 높은 유명 브랜드 대신 지역 건설사를 지지하며 사업 진행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구 북구 칠성24지구 정비사업조합과 체결한 1천655억원 규모의 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9년 10월 '칠성24지구'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조합 측과 상호 합의 끝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계약 해지의 주요 원인은 시공사로 선정됐던 2019년과 비교해 공사비가 큰 폭 오르면서 조합과 시공사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알려졌다. 조합과 시공사는 상호 합의로 도급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은 새롭게 시공사 선정을 진행해 대구지역 건설사 서한을 선택했다. 서한은 총 사업비 2천757억원으로 지하 3층~지상 41층 아파트 5개 동 698세대와 오피스텔 56실,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 '대명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도 비슷한 사례다. 2021년 DL건설(옛 대림건설)이 시공사로 결정됐지만 최근 서한으로 교체됐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DL건설 간 협상이 원만하지 않게 되면서 계약 해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사업의 경우 대기업군의 중견 건설사 한곳을 포함해 모두 4곳이 수주전에 나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서한이 조합원 과반 이상의 압도적 득표로 시공권을 따냈다. 서한은 지하 3층~지상 19층에 아파트 3개동 304세대, 오피스텔 14실 규모를 건립할 예정이다.

조합원들이 전국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중견 건설사 대신 지역 건설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주택·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 사업 수행과 품질 등 지역 건설사를 바라보는 위상과 신뢰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잇따른 정비사업 수주에 대해 김병준 서한 전무이사는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가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완벽한 시공과 품질로 기대를 충족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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