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경찰, 대구 북구 등 관련 기관들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정궁호(74)씨가 숨졌다. 영남일보DB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조사하던 조사당국이 원인 규명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수사가 종결된 것이 취재결과 확인됐다. 현재 민간단체의 정밀 조사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민간 조사도 산불 당시 현장이 훼손된 후 진행된 탓에 산불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영남일보 취재결과 , 북구청은 서변동 산불 발생 원인 추적에 나섰지만 최근 '원인 미상'으로 조사를 종료했다.
앞서 북구청은 경찰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했다. 인근 주민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지만, 원인을 특정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북구청 측은 “인근 CCTV 등 원인을 유추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조사를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구청 측은 현재 민간단체인 산불방지기술협회의 산불 전문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협회는 지난 8일 산불현장을 방문해 감식작업을 했다. 산불감식 보고서는 이르면 25일 전에 구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다만, 산불 당시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탓에 발화지점 현장이 온전히 보존되지 않은 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북구청 측은 “헬기 사고로 현장에 많은 이들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화재 현장을 보존하려 했음에도 현장이 많이 훼손됐다"며 “협회는 훼손된 이후에 상황을 조사해서 정확한 산불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산불방지기술협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조사결과에 대해 언급할 순 없다. 현재 방문시점 보존됐던 현장의 상태에서 알아낸 것을 토대로 조사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 서변동 산불은 지난 6일 오후 3시12분쯤 발생했다. 당시 산림 및 소방당국은 산불 발생 50분만에 주불을 잡았다. 산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고(故) 정궁호 기장이 숨졌다.

박영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