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백남준의 대표 작품 '108번뇌'가 경주엑스포기념관에서 매주 토요일 특별 상영 중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의 대표 작품 '108번뇌'가 경주엑스포기념관에서 특별 상영된다.
백남준 작가가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위해 제작한 108번뇌는 인간이 겪는 108가지 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브라운관 모니터로 구성된 대형 설치미술이다. 각 모니터는 동서양의 문화, 역사, 종교, 철학, 예술,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상징하는 영상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를 통해 백남준은 전통과 미래, 물질과 정신, 인간의 욕망과 구원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작품은 단순한 시청각 장치를 넘어, 불교의 사유 구조와 현대 문명의 복합성을 미디어 언어로 치환한 백남준 특유의 해석이 돋보인다. 일부 영상은 겹치거나 교차되며, 혼돈 속 질서를 상징하는 반복적 구성은 관객의 시선과 사고를 끊임없이 유도한다.
백남준은 108번뇌를 제작할 당시 경북도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당시 첨단 미디어 기술과 예술적 혁신을 결합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이후 국제 미술계에서도 높이 평가돼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 벨기에 브뤼셀 CFA 전시, 2024년 부산현대미술관 특별전 등 다양한 국제 전시에 초청되기도 했다.
108번뇌 전시는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제한적으로 상영 중이며, 브라운관 모니터의 내구성을 보호하기 위해 날씨(우천 시)에 따라 상영이 중단될 수 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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