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쓰레기장 위에 핀 꽃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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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3  |  발행일 2025-07-03 제23면

"구미시 구포동 쓰레기매립장에 가득 쌓인 산업폐기물과 생활쓰레기를 조속히 처리해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합니다." 2011년 7월 21일 열린 구미시의회 제163회 정례회장에서 윤종호 시의원(현 경북도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이다.


당시 윤 시의원은 "구포동 주민들은 쓰레기매립장이 조성된 1990년부터 한 손에는 파리채, 다른 손에는 살충제를 들고 파리와의 전쟁은 물론 악취 때문에 창문조차 열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암울한 환경문제를 지적했다.


윤 시의원의 소망은 14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결실을 맺었다. 총면적 12.4㏊의 구포동 쓰레기매립장이 형형색색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 '다온숲'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2022년 사업비 70억원을 들여 왕벗·이팝·산수유 등 나무류 49종 2만6천본과 수국 3만2천본을 포함한 초화류 43종 53만본을 심는 '다온숲 수국정원 조성사업'에 첫삽을 떴다.


2023년 문을 연 도심 속 공원 '다온숲'은 타원형을 이룬 대지 형세에 따라 조성한 왕벚나무길, 단풍나무길, 아카시아길, 대나무길, 이팝나무길, 하늘정원길과 함께 수국원이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요즘은 수도권까지 퍼진 '인생사진 명소' 입소문 영향으로 주말에는 5천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몰이다.


개장을 앞둔 2022년 10월 다온숲을 방문한 산림청과 경북도 관계자는 "전국적인 도시숲 모범사례로 손색이 없다"라며 극찬을 한 곳이다. 지방도시의 작은 힘으로 천대받고 멸시받던 쓰레기장을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멋진 공간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이제 다온숲은 구미 관광의 심장이자 자랑이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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