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적쇄신 등 개혁방안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16일 당 지도부, 중진 등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지목하며 "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로 밀어넣고 있다"며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혁신에 동참하지 않는 분들, 과거 잘못을 되돌아보고 현재 관점에서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는 분들은 현재의 반 혁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을 정조준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에 이름을 밝힌 의원들을 '1차분'이라고 명확히 밝히며 뒤이어 2·3차 명단도 나올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탈당 요구냐'는 질문에 그는 "더 이상 구체적일 수는 없다.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 윤 위원장은 이들 네 사람이 자진해서 거취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당원소환제 1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윤 위원장은 당 내 계파 활동을 금지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촉구했다 그는 "의원 전원은 계파 활동 금지 서약서를 국민께 제출하라"며 "오는 20일 의원총회를 연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서 107명 의원 전원은 계파 활동을 근절하고 당의 분열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서약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지금 국민과 당원이 국민의힘에 바라는 것은 부지런히 쇄신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혁신위원장 취임) 이후 일어난 일들을 보면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과할 필요도 없다며 과거와의 단절 노력을 부정하고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단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제대로 단절하라는 당원들의 여망을 배신하고 오히려 더 가깝게 붙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광화문의 광장 세력을 당 안방으로 끌어들인 것"이라며 "그곳에 간 의원들은 계엄을 계몽이라고 생각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윤 위원장이 언급한 행사는 앞서 지난 14일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송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점식 사무총장, 박상웅 원내부대표 등 지도부도 참석했다. 이 단체의 중심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윤어게인' 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됐다.
윤 위원장은 "국민과 당원에게는 계엄이 계몽이 아니라 악몽"이라며 "그간 당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중진이라는 분들이 혁신을 면피 수단으로 삼으며 실제로는 과거로의 회귀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 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절차적으로, 혁신 방안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혁신위가 의결하면 비대위에 보고 되고, 비대위에서 최종 혁신 방안이 확정된다"라고 했다. 혁신위원장이 무슨 말을 하든 본인이 위원장으로 있는 비대위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 효력이 없다는 뜻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또 '광화문 광장 세력에게 안방을 내줬다'는 윤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서도 "전혀 공감이 안 된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이 인적 쇄신 명단에 포함된 데 대해서도 "왜 그렇게 거론했는지 언론인이 윤 위원장을 취재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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