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오공업고등학교 박복재 교장이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졸 예정자를 조기에 지역에 취업시켜, 기업과 학교가 함께 산업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기 기자
"아직 지역에서조차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채용을 하지 않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업고등학교 박복재 교장은 '2025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 선정에 따른 향후 계획을 묻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작정한 듯 이렇게 말했다.
박 교장의 이 같은 말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과 개편을 지원하는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 선정도 기업이 고졸 예정자 채용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기업들은 군 복무 등으로 인해 취업 후 직장을 떠나야 하는 공백이 발생하는 고졸 예정자보다 공백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군필자를 선호한다"며 "이렇게 직장을 찾아 구미를 떠난 청년들은 다시 구미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고졸 예정자를 조기에 지역에 취업시켜 기업과 학교가 함께 산업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관계기관들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의 말대로 구미지역 주요 직업계고 졸업생의 지역 취업률은 10~20%로 파악된다.
금오공업고등학교는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2025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에 전체 3개 학과(10학급)가 모두 선정돼 학과체계와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정밀기계과는 반도체설비 및 기계설비를 중심으로 하는 융합설비과, 자동화시스템과는 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팩토리 교육과정 중심의 로봇자동화과, 전기전자과는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장비 및 스마트전력설비 분야 AI산업인력을 양성하는 인공지능(AI) 전기전자과로 각각 개편된다.
이는 2010년 마이스터고 지정 이후 15년 만의 학과 개편으로 30억 원 이상의 예산도 확보했다. 특히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 AI, 로봇산업 등 첨단신산업 중심의 기회발전특구 등 지역 산업구조 변화와도 일치한다. 선정된 학과는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7년도부터는 개편된 학과로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박 교장은 "현대산업의 변화속도는 직업교육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만큼 인력양성의 역할 또한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신산업 분야 전문가로 거듭나 지역 산업을 현장에서 끌어가는 산업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에 더욱 매진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어드는 청년들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지역 노동환경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구미시는 지역 4개 대학(30명)과 5개 직업계 고등학교(40명)에서 70명을 선발해 지역 기업에서 인턴십을 한 후 정규직으로 채용을 연계하는 '구미청년정착 인턴십 지원사업-젊은 구미 다시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박용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