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인적쇄신 방안 등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당권 주자들 간 신경전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상대 후보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또 다른 측에선 '쇄신' 방향성 등을 두고 경쟁에 돌입한 양상이다.
당 혁신을 내세운 안철수 의원은 28일 2대 원칙과 5대 과제를 발표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완전한 단절 없이는 보수의 가치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며 "계몽령이라며 계엄을 신봉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부정하며 음모론적 세계관으로 보수 민심을 왜곡하는 집단과 단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2대 원칙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극단 세력과의 단절을 제시했다. 또 5대 과제로는 △인적 쇄신 △당헌·당규 개정 △원외 당협의 강화 △인재 강화 △실질적인 당내 청년당 창당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을 겨냥해 "특히 단일화 번복으로 당내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헌납한 김문수 후보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란다"며 "스스로 (전당대회 후보직) 사퇴를 포함해 본인이 거취를 결정하라. 그러면 당원과 국민들이 충분한지 아닌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동혁 의원은 "안 의원도 사퇴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당시 안 의원을 포함해 우리 당 의원들이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여러 특검에서 당론과 반대 입장을 취했고, 당론을 어겨 탄핵에도 찬성했다. 탄핵을 반대한 40% 넘는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하고 자숙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단일대오로 '강한 국민의힘'을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이날 김 전 장관에게 사실상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김 전 장관은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는 우리 당원들이 결정할 줄로 알겠다"며 안 의원의 거취 결정 요구를 일축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주진우 의원도 쇄신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의사 결정 구조부터 완전히 투명하게 바꾸는 시스템 쇄신을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소통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그는 의원총회에서 당의 총의를 모을 때 투표를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