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지난 회의 피드백 반영 확인해…지나칠 수 있는 이슈 꾸준히 보도”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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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4 17:44  |  수정 2025-08-04 17:47  |  발행일 2025-08-04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올해 두 번째 회의가 지난달 24일 오후 본사 1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동건 동남KTC 대표, 김진원 변호사, 위원장인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부위원장인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올해 두 번째 회의가 지난달 24일 오후 본사 1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동건 동남KTC 대표, 김진원 변호사, 위원장인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부위원장인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올해 두 번째 회의가 지난달 24일 영남일보 1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부위원장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를 비롯해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김진원 변호사,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 이동건 동남KTC 대표(가나다 순)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영남일보 보도 및 지면에 대한 비판·격려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최근 독자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박종완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도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김요한=7월15일 자 영남일보 보도를 보니, 대구 청년 자영업자가 일평균 3.1명씩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자영업 폐업이 전국적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런 보도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대구는 다른 도시에 비해 자영업 비율이 높은 편이다. 사석에서 자영업자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정말 가슴 아픈 얘기가 많다. 공직자 부부가 창업했다가 노후가 무너지고, 완전히 예상 못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 이건 단순히 한 가게의 문제가 아니고, 결국 상권이 무너지고 공동체가 무너지는 문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이 시작됐다. '얼마 배정됐고 어디서 쓸 수 있다'는 단순 정보는 넘치게 많은데, 정작 그 돈이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많이 쓰이고 있는지는 잘 안 나온다. 소비쿠폰을 받은 사람들이 어떤 변화나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지,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반응은 어떤지, 이런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현장 중심의 접근을 제안한다.


△김진원=전 주 기사를 보면서 크게 두 가지 주제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대구 조직범죄에 대한 연재 기사였고, 다른 하나는 역전세 관련 기사다. 아쉬운 점이 많았다. 조직범죄 기사를 보면 이게 대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기사 내용을 보면 대구에서 특별히 이런 범죄가 더 성행한다는 근거도 없고, 통계 자료도 없고, 전국적인 현상을 대구에 그저 맞춘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히려 이러한 피해가 왜 계속 발생하는지 분석해주는 방향이 더 낫지 않았을까. 역전세 기사도 마찬가지다. 대구가 역전세 비율 전국 2위라는 내용은 흥미로웠는데, 정작 기사는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거나 제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법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대구에선 어떤 특수성이 있는지, 어떤 식의 대응이 가능한지 같은 지역 관점이 깊이 들어가면 좋겠다.


영남일보 독자위원회 회의가 24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 독자위원회 회의가 24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박정곤=학교의 다양한 소식들, 단신 하나하나까지도 잘 정리해줬다. 대구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과 관련한 기사도 봤는데, 현장과의 소통이 잘 드러나 좋았다. 다만 최근 안동에서 벌어진 시험지 절취 사건을 보며, 교육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느꼈다. 비슷한 문제들이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시점이라 생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영남일보가 7월11일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약 20건의 보도를 냈다. 시민들의 충격이 큰 사안이었던 만큼, 기사 수로는 충분히 대응했다고 본다. 하지만 보도 내용의 중복이 많았던 것이 아쉽다. 정작 이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교육 전문가와 사회학자, 심리학자, 학부모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짚는 기사들은 부족했다. 사설에서 짧게 언급했지만 취재 기사에서 더 적극적으로 다뤘으면 좋았을 듯하다.


△박정숙=지난 회의때 시민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슈도 잘 다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렇게 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려다 스스로 목숨을 잃은, 대구 달성군 중학생 고(故) 박건하군 이야기다.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지지 않도록 지속해 보도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의사자 지정 보도 등 여러 기사가 나왔다. 이게 바로 언론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본다. 그런 한편 최근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이 작품을 만든 두 작가가 처음 호흡을 맞춘 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다.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작품으로 딤프에서 공동작업을 시작했고, 그 연장선으로 '어쩌면 해피엔딩'도 나온 셈이다. 그런데 이를 대구가 제대로 기리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딤프나 대구를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대구의 문화예술 허브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런 성과와 연결고리를 지역 언론이 꾸준히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종완=7월23일 자 '개원가 인력풀이 한순간에 증발…전공의 복귀에 대구경북 병의원 구인 비상' 보도는 의정 사태로 인한 의료 현장의 현실을 의사 입장에서 매우 현실감 있게 조명했다. 단순한 숫자나 현상에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구조적 문제와 현장의 고충을 생생히 전달했다. 특히 개원가의 인력풀이 순식간에 증발했다는 표현은,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과 불안을 정확히 대변해줬다. 한편 6월16일 자 '공공병원 확충 기본에 부합...제2 대구의료원 건립 힘실릴 듯' 기사는 공공의료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대구는 '기본사회'에 부합하는 의료 인프라 측면에서 이미 일정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 반면 울릉도 같은 취약지역은 응급 상황 대응조차 어려운 상황이며, 이곳에야말로 공공병원 건립이 절실하다. 전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재원 배분이 더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남일보 독자위원회 회의가 24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 독자위원회 회의가 24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이동건=최근 반가운 기사가 있었다. 대구가 독립운동의 성지였다는 걸 알리는 보도가 두 건 정도 나왔다. 하나는 김태련 선생 후손들이 110년 만에 대구 YMCA에 방문했다는 기사였고, 하나는 영남시론 칼럼이었다. 두 기사 모두 '역시 대구는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걸 잘 보여준 좋은 기사였다. 경제쪽으로 보면 지금 모두가 어렵다. 대기업들은 이미 해외에 생산기지를 옮겨서 현지화 전략으로 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다. 그래서 영남일보가 경제 파트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해봤다. 금요일 섹션을 활용해 경제면으로 특화시키면 어떨까. 기업이든 골목상권이든 탐방 형식으로 실체적인 기사를 담는 거다. 요즘엔 새로운 금융 용어들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금융이나 투자 이슈를 더 심층적으로 다뤄도 좋을 듯하다. 투자에 관심 많은 젊은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재훈=7월24일자 1면 '"사과시장 개방 꼭 막아야" 들끓는 경북'기사는 지역경제와 잘 맞닿아 있어 참 좋았다. 올해 초 경북에 사과 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았다. 꽃 필 때 갑자기 비가 많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시장 개방이 지역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잘 짚어줬다. 영남일보는 지역경제 파트에서 특히 강세라고 느낀다. 1면 헤드라인은 지역경제를 중심에 두고 특정 분야를 심층적으로 다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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