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시에서 활동 중인 알자지라의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를 드론으로 살해했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하마스요원이며, 군 테러리스트여서 처단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는 자사 기자 5명이 살해당했으며 이스라엘의 하마스 요원이라는 증거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알자지라는 친하마스 보도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았다. 금년 1월엔 팔레스타인자치정부로부터도 서안 지구에서 추방당했다.
알자지라는 1996년 카타르정부의 지원으로 창설된,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독자적인 뉴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사다. 그때까지 아랍의 언론사는 민중들의 '알 권리'는 뒷전이고 정부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하였다. 알
자지라는 현재 전 세계에 70개 지국과, 95개국에 3천명의 직원과, 150개국에 4억5천만 명의 시청자를 가지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테러 이후 이스라엘은 외국기자가 허가 없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그 이전부터 가자지구에 토박이 특파원을 꽂아 두었다. 그 특파원은 지난 22개월간 수 만 명의 죽음, 공습, 빈곤, 기아의 참상을 생생하게 온 세계에 알려 왔다.
이스라엘은 그 참상보도로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 되는 것이 두려웠다. 실제로 최근 유엔에서는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정식 승인하겠다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참혹하게 다룬 것의 반작용이다. 이스라엘군은 원흉인 알자지라 특파원을 그냥 둘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알자지라는 격앙하여 이스라엘의 대량학살과 기자 보복살인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이상 침묵하지 말기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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