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성구가 청소년이 자라기 좋은 도시가 되기까지

  • 서영우 수성구청소년수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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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8 17:50  |  발행일 2025-08-18
서영우<수성구청소년수련원 원장>

서영우<수성구청소년수련원 원장>

대구 사람이라면 자녀를 위해 한 번쯤 수성구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오랜 세월 '대구의 강남'으로 통해 온 수성구는 교육열·학군‧교통‧주거 환경 등 여러 요소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어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수성구의 면학 분위기, 학원 밀집 지역, 그리고 학교와 학원 간 효율적인 동선만으로도 충분히 이사를 고려할 만하다.


사실, 수성구가 오늘날처럼 '자녀 키우기 좋은 도시'로 불리게 되기까지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과거 수성구는 과열된 교육열과 치열한 경쟁 분위기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극심했으며, 몇 차례 안타까운 청소년 관련 문제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당시 수성구는 전국적으로 교육 문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를 계기로 수성구에선 앞서서 교육청‧경찰서‧청소년시설 등이 협력해 청소년의 삶을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시작했다. 성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청소년의 삶과 진로, 감정, 관계를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됐고, 이는 점차 지역 사회의 인식과 문화까지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행정조직의 최대 성과이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수성구는 지역 내 청소년 수련시설과 복지시설을 설치해 각 시설의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맞춤형 지원을 통해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왔다. 진로체험, 또래상담, 정신건강지원, 학교연계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직접경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을 강화했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기반을 갖추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수성구가 청소년 정책을 '후순위'로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청소년 문제는 당장 표가 나지 않거나 주민의 직접적인 요구가 적다는 이유로 예산에서 밀려나기 쉽지만, 수성구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 확충을 비롯해 청소년지도사 처우 개선, 지속적인 청소년 정책 운영 등을 통해 관심과 투자를 이어왔다. 이같은 실천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신뢰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청소년의 성장은 단지 교육 시설의 우수함이나 학원 수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학교, 가정, 지역 사회가 모두 연결되고, 무엇보다 청소년 자신이 존중받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누구나 청소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역 사회에 수반되는 여러 환경들로 인해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성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충실히 갖추어 왔고, 지금 그 결실을 하나 둘 보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은 지역의 미래이자 현재다. 지역 사회의 인프라를 활용해 더욱더 촘촘하고 깊이있는 수성구만의 청소년 정책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청소년을 잘 키우는 도시가 결국 미래를 잘 준비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서영우<수성구청소년수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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