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광복 80년, 우리는 무엇을 이루었나?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고, 군사력 5위·경제력 10위권의 민주국가로 우뚝 섰고, 문화강국의 꿈도 현실이 되었다. 광복 80년, 우리가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다. 이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살펴본 내용이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갈등도가 4점 만점에 3.04점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진보와 보수' 갈등이 3.52점으로 가장 심각했고, 다음으로 지역 간(수도권과 지방) 갈등이 3.06점으로 높았다. 계층, 세대, 젠더, 오늘날 공동체는 유행처럼 번진 단절과 갈등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연세대 서인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한국 사회는 이기주의와 집단주의의 틈새에서 공동체의 기반은 약해지고, 현대인은 혼자 살아남는 고립주의를 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사회단체 참여율은 52.3%로, 전년 대비 5.9%포인트 크게 하락했고, '외롭다'라고 느끼는 국민의 비중은 21.1%로 전년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정치학자인 로버트 퍼트넘 교수가 미국 사회에 울린 경종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나 홀로 볼링'에서 볼링을 혼자 치는 미국인의 모습을 예로 들어, 사람들과 교류가 줄어들고 타인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면서 공동체의 기반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분열의 시대에서 탈출하여 화합과 연대의 상승세로 이어졌던 시점은 타인을 향한 도덕적 의무에 집중하며 풀뿌리 운동으로 변화를 이끈 청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광복 80주년, 우리는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명대사가 가슴에 와닿는다. "사람 혼자 못 산다. 같이 가라, 같이 가. 같이 가면 백 리 길도 십 리 된다." 새댁이 부담스러울까 조심스레 밤마다 쌀독에 조금씩 쌀을 가져다 놓은 주인 할머니의 말이다. 주인공 애순이와 관식이가 가난에 쓰러지고, 태풍에 무너졌을 때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바로 마을 사람들이었다. 두 젊은이는 그렇게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하고 기억한다.
광복 80주년, 눈부신 성취를 이룬 우리에게 말한다. "폭싹 속았수다." 공동체의 기억과 가치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말한다. "같이 가라, 같이 가." 광복 80주년, 지금은 공동체를 회복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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