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 협정 반드시 밝혀야” 한전·한수원·WEC ‘원전 합의문’ 후폭풍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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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0 17:20  |  발행일 2025-08-20
체코 두코바니 원전 포함… 50년간 기술료·보증 등 독소조항 논란
SMR·연료공급권까지 웨스팅하우스 귀속… 한국형 원전 경쟁력 위기
민주당 “윤 정권 밀실 강행 책임 묻겠다”… 업계 “이익 구조 냉정히 따져봐야“
체코 남동부 두코바니 원전 부지에서 부지세부조사를 위한 착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한수원 제공

체코 남동부 두코바니 원전 부지에서 부지세부조사를 위한 착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한수원 제공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WEC)가 체결한 지식재산권 합의, 이른바 '글로벌 합의문'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포함해 향후 전 세계 원전 수출 사업 전반에 적용되는 구조적 계약으로 원전 업계에는 충격을, 정치권에는 한수원·한전과 산업부, 그리고 윤석열 전 정권을 겨냥한 책임론을 불러오고 있다. 독소조항이 포함된 합의문 전문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지만 일부 내용이 유출되며 논란은 확산 일로다.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2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합의를 "매국 협정"이라 규정하며 국정조사와 함께 파기 및 재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체결한 이 협정은 대한민국 원자력 주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최고위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문제를 제기했다. 황 위원 등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 1기 수출 시마다 웨스팅하우스에 1억7천500만 달러(약 2천400억원)의 기술료 지급, 6억5천만 달러(약 9천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계약 보장, 4억 달러(약 5600억원) 보증 신용장 발급 의무 등이다. 계약 기간도 무려 5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수출도 웨스팅하우스의 검증과 승인을 받아야 하고 연료 공급권까지 귀속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 나아가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형 원전 수주가 사실상 차단되고 한국은 아시아·중동·남미 지역으로 수출 무대를 제한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황 최고위원은 "체코 원전 수주에서만 최소 2조 원 이상이 웨스팅하우스로 흘러가 실질 수익은 적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정권은 계엄 직전 치적 홍보에 매달려 밀실에서 협정을 강행했다"며 "김동철 한전 사장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즉각 조사와 함께 사퇴해야 하고 안덕근 전 산업부 장관 등 관련자들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유출된 합의문 일부 내용이 신빙성이 있겠지만 전체 계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전을 100% 국산화해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외 인증과 협력은 불가피하며 국제 규제를 고려하면 특정 시장에서 협력 제한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전은 한번 수출하면 50년간 운영되는 장기 사업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실질적 이익 구조를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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