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코레일이, 불편은 승객이…경부선 사고 여파 영남권 철도 운행 지연

경북 청도군 삼신리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 사고 현장에서 경찰 등 관계 기관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경부선 무궁화호 사고로 인해 코레일이 영남권 13개 철도 노선에 대한 서행 운행 조치를 시행하면서 탑승객의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레일은 여객운송 약관에 따라 지연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승객 불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대구본부의 철도시설물 유지보수 작업이 중지됨에 따라 서행 운행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일 발생한 경부선 무궁화호 사고 이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발부한 '중대재해시 작업중지 명령'에 따른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 24일부터 사고 지점이 포함된 경부선 신암∼청도역 사이에서 역을 통과하는 열차 운행속도를 시속 60㎞ 이하로 낮췄다. 이로 인해 해당 구간을 지나는 ITX-새마을, ITX-마음,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시간이 20∼30분 지연되고 있다.

갑작스런 열차 지연에 승객 불만도 터져 나온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황모씨는 "평소 경부선을 자주 이용하는데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 예매 시간을 앞당길 수 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더욱이 코레일은 경부선 신암∼청도 구간을 경유하는 열차의 승차권 예매를 다음달 24일 이후 잠정 중지한다. 경부선 서울∼구포∼부산, 경전선 서울∼마산·진주 구간을 운행하는 KTX(주중 51대, 주말 64대)와 일반열차(주중 80대, 주말 88대)가 대상이다. 해당 구간을 경유하는 하루 최대 67대의 화물열차(상·하행 기준) 운행도 잠정 중단된다.

코레일은 선로 안정화가 요구되는 영남권 13곳 노선에 대해서도 추가로 서행 운행하기로 했다. 대상 구간은 경부선 신암∼청도, 중앙선 북영천∼영천과 영천∼모량, 대구선 가천∼영천, 동해선 북울산∼포항과 포항∼고래불 등이다.

코레일은 이번 서행 운전 조치와 관련해 열차가 20분 이상 지연될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여객운송약관'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지연배상금이 자동 지급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고속·일반열차가 20분 이상 40분 미만 지연시 결제금액의 12.5%, 40분 이상 60분 미만은 25%, 60분 이상 지연시 5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승차권 환불 위약금 역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회 수송과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등 모든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오주석·박영민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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