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팔공산’을 그대 품 안에

  •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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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8 13:54  |  발행일 2025-08-28
이동현기자〈사회1팀〉

이동현기자〈사회1팀〉

17개월 된 딸이 있다. 아침마다 딸과 함께 하는 '루틴'은 집 베란다 창문을 통해 1분간 팔공산을 바라보며 사색하는 일이다. 딸이 손가락으로 팔공산을 가리키며 옹알거리는 모습을 눈에 담고 출근길에 나선다. 자연이 주는 즐거움이랄까. 팔공산은 '내 마음의 풍금' 같다. 자연의 정기를 먼 발치에서 머금을 때마다 나 자신이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결혼을 하고 자식이 태어난 수년의 시간 동안 사계절 내내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준 팔공산에게 매번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 팔공산을 직접 올라가본 적은 없다. 차를 몰고 동화사, 케이블카 등을 둘러본 게 전부다. 심신이 지칠 때마다 산을 오르겠다는 다짐만 할 뿐, 팔공산을 온전히 완주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최근 흥미로운 소식이 들렸다. 환경부가 '여름철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국립공원길 7선'에 팔공산(수태골 탐방로)을 선정한 것. 태백산, 오대산, 북한산, 남산 등과 더불어 전국을 대표할 여름 탐방 코스에 팔공산이 뽑힌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팔공산은 명산이다.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2023년 국립공원(국내 23번째)으로 승격한 팔공산은 예로부터 불교 문화의 성지다. '신성한 산'처럼 여겨져 왔다. 대구와 경북 경산·영천·칠곡 등을 아우르는 해발 1천192m 고지에 산자락마다 고찰들이 들어서 있다. 이를 배경으로 한 자연 생태계와 문화경관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여름철엔 청량한 푸른 숲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져 신선한 숲 내음과 물 소리를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다.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팔공산 절경을 '여름철'에 한정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가을철엔 곱게 물든 단풍과 은빛 억새의 휘황찬란한 광경이 펼쳐진다. 팔공산의 백미가 '가을'이라는 소문이 괜히 흘러나온 게 아니다. 겨울철엔 은은히 쌓인 눈이 반짝인다. 타 지역보다 눈이 내리는 경우가 잘 없다 보니 나무들도 '하얀 옷'을 입지 않고 '하얀 신발'을 신은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봄철엔 '벚꽃 터널'이 형성된다. 이때 쯤 삼겹살과 함께 맛볼 수 있는 팔공산미나리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글을 쓰는 와중에 나만의 계획을 세웠다. 팔공산의 진정한 위상과 매력을 알아보고 싶어 직접 등산에 나서려고 한다. 팔공산 탐방이 아닌 완주가 목표다.


첫 스타트는 가을철인 9월 말. 이후 겨울, 봄, 여름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예정이다. 팔공산이 수놓은 4계절을 눈과 귀로 담아낸 후, 1년 뒤인 '2026년 9월' 다시 펜을 들어 '나만의 팔공산' 아니 '모두의 팔공산'을 그대들의 품 안에 넣어보고자 한다.


이동현기자 <사회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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