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열린 대구 동구의회 본회의에서 안평훈 구의원이 윤석준 동구청장 부재에 대한 구정질문을 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대구 동구의회 본회의가 '욕설 파문'에 대한 신상 발언을 두고 쉴새없이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었다. 국회에서 횡행하고 있는 진영싸움이 지역 기초의회로 옮겨붙은 모양새였다.
1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동구의회 제34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평훈 구의원은 신상 발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분위기가 격앙되자 돌연 발언을 철회했다. 안 구의원이 신상 발언을 하려한 건 최근 진행된 예산결산위원회 회의 도중 국민의힘 소속 A구의원이 민주당을 모욕했다는 의혹에서 시작했다. 당시 정회 중 안 구의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A구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념성향을 말하는 과정에서 비속어를 포함한 비방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안 구의원이 '개인 간 문제가 아닌 당 대 당의 문제'라며 공론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본회의 진행 과정에서 신상 발언 진행에 앞서 정회가 선언됐고, 동구청 직원 및 취재진의 퇴장을 요구했다. 정회시간 동안 본회의장은 고성이 오갔다. 이후 본회의가 재개됐지만, 격해진 분위기에 신상 발언은 무산됐다.
안 구의원은 "A구의원은 '오해'라고 말하지만, 당시 동석했던 사람들을 통해 파악한 결과, 해당 발언은 단순히 개인 간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현재 취할 수 있는 조치, 대응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A구의원은 "그런 뜻(비방)으로 말한 게 아니다. 평소 당은 다르지만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말을 편하게 하다 보니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시웅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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