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동성로 관광특구 일원서 열러
'길보드 차트' 등 복고풍 부스 꾸려져
경상감영공원선 취타대 퍼레이드도

1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동성로 타임워프 페스타' 에서 취타대 행렬이경상감영공원 일대를 지나고 있다. 조윤화 기자

19일 오후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종각에서 열린 '동성로 타임워프 페스타' 타종행사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이 타종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동성로 타임워프 페스타'가 열린 19일 오후 대구 중구 228아트스퀘어 중앙무대에서 시민들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대구 동성로 타임워프 페스타가 열린 19일 오후 '길보드 차트' 부스에서 석창택 씨가 LP를 판매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19일 오후 2시, 대구 동성로 일대는 1990년대 색채로 가득 찼다. 히트곡이 흘러 나오고 추억의 잡지들이 좌판을 차지한 풍경은 '세기말' 감성을 소환했다. 관광특구 지정 1주년을 맞아 처음 열린 '동성로 타임워프 페스타'가 거리를 특별하게 만든 것. 이날부터 20일까지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1990년대 동성로의 전성기와 오늘을 잇는 '시간여행'을 표방하며,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세대 간 소통을 넓히고자 마련됐다.
이날 동성로 보행자전용도로 곳곳에 설치된 부스들은 복고풍으로 꾸며졌다. '길보드 차트' 부스 앞은 시민들의 발길이 잦았다. LP판과 카세트테이프가 놓인 좌판에서는 1980~1990년대 인기곡이 흘러나왔다. 부스를 운영하는 석창택(59) 씨는 "이재성의 '그 집 앞' 같은 추억의 곡들을 엄선해 틀고 있다"며 "의외로 젊은 청년들이 중고 LP를 많이 사갔다. 이런 이벤트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대학생 조재민(22) 씨는 "축제가 열리는 줄 모르고 왔는데 볼거리가 많아 좋다"며 "조금 전에는 '오징어게임'을 재밌게 봤다는 일본인 친구가 달고나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해 오랜만에 달고나 체험을 했다"고 웃었다.
오후 4시 동성로 한복판의 복고 열기를 뒤로하고 몇 걸음 옮기자, 경상감영공원에는 조선시대로 거슬러간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1990년대 전성기뿐 아니라, 한때 경상도의 행정 중심지였던 경상감영의 역사까지 소환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을 비롯한 중구의회 의원들은 조선시대 수문장 복장을 입고 공원 종각에서 타종행사를 진행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동성로는 오랜 세월 대구의 중심 거리로 시민들의 추억과 발자취가 깃든 곳"이라며 "이번 타종은 동성로 관광특구의 번영과 중구 관광의 힘찬 출발을 알리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타종행사가 끝난 직후 취타대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행렬에 선비 복장을 한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중구청이 운영하는 의료관광 프로그램 '팸투어'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자발적으로 신청해 행렬에 함께했다. 중국에서 온 비비안(28) 씨는 "이전에 한국에 왔을 때는 한복만 입어봤는데 선비 복장은 처음이라 신기하다"며 "한국 전통옷은 예쁜 데다 편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상감영공원에서 출발한 행렬은 228아트스퀘어를 거쳐 구 중앙파출소 앞까지 이어졌다. 행렬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축제는 저녁 8시까지 버스킹, 토크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중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성로가 글로벌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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