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공사 현장. <영남일보 DB>
전국적인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도 대구의 미분양 물량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실제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급감해, 수요 회복보다는 공급 차단에 따른 '수치상의 개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토교통부와 대구시가 30일 공개한 '8월 말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미분양은 8천762호로, 한 달 전(8천977호)보다 215호가 소진됐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물량이 6만 6천613호로 전월보다 7.0%(4천369호)나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대구는 전국적인 역행 흐름 속에서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역 내 수급 불균형은 자치구별로 엇갈렸다. 전(全) 지역에서 미분양이 감소하거나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학군 수요가 뒷받침되는 수성구는 한 달 새 110호의 물량을 털어내며 1천165호에서 1천55호까지 줄였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공인중개사업을 하는 이윤화씨(50대)는 "신규 분양권 공급이 끊기다 보니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 미분양 물량을 묻는 전화가 가끔 오지만, 매수자가 부르는 가격과 차이가 커 실제 계약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동구도 1천427호에서 1천362호로 65호 소진됐고, 북구 역시 1천267호에서 1천219호로 48호 줄며 전체적인 감소세를 뒷받침했다.
대구 미분양 추이. <대구시청 제공>
반면 달서구는 지역 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7월 2천618호였던 미분양은 8월 들어 2천654호로 오히려 36호가 늘며 부담을 키웠다. 특히 공사가 끝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은 대구 전체 물량(3천702호) 중 34%가 넘는 1천286호가 달서구에 집중됐다. 실제 달서구의 한 준공 후 미분양 단지 상가는 입주 시작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1층 점포 상당수가 비어 있으며, 단지 외벽에는 여전히 분양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실정이다.
미분양 수치가 줄어드는 속도와 달리 시장의 실질적인 체감 온도는 차갑게 식어 있다. 8월 한 달간 대구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거래는 2천10건으로, 전월(2천465건)보다 18.5%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천399건)과 비교해도 16.2% 줄어든 수치다. 임대차 시장 또한 동반 위축되며 전월세 거래량(5천841건)이 전월 대비 7.4% 빠졌다.
이사를 고민 중인 30대 직장인 백문권씨(서구)는 "아이들 학업 문제로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려고 하는데,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도 상황은 유사하다. 같은 기간 경북의 미분양은 전월 대비 168호 줄어든 6천124호를 기록했으나, 매매 거래(2천361건)와 전월세 거래(4천150건)는 각각 한 달 전보다 12.6%, 13.2%씩 감소하며 거래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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