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복지·일상이 예술…스스로 만들어가는 생활문화 플랫폼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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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3 20:20  |  발행일 2025-10-23
문화로 빚은 시간, 달성문화재단 15년
주민이 ‘문화활동자’ 활약…달성 곳곳이 생활 속 문화거점

달성문화재단 '생활문화플랫폼' 역할 톡톡

'100대 피아노' 전국적 문화브랜드로 인정

달천예술창작공간과 하빈행복생활문화센터

비슬산 자락 자연에도 마을 예술벨트 구축

2022년 대구 첫 '법정문화도시' 지정

달성만의 주민주도형 문화사업 본격화

9년 연속 郡단위 출생아 1위 걸맞게

아동극 등 세대 아우르는 문화도 풍성

2011년, 달성문화재단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당시만해도 군 단위의 '문화재단'은 낯설었다. 그러나 달성군은 문화가 복지이며, 일상이 곧 예술이라는 인식 아래, 주민이 문화를 직접 향유하고 생산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 2025년, 달성문화재단은 이제 단순한 공연·전시·축제의 주관 기관을 넘어 지역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이면 설립 15주년을 맞는다.


출범 초기부터 달성문화재단은 지역 구석구석을 누볐다. 군청과 마을회관, 학교, 복지시설 등 공간을 가리지 않고 지역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문화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으로 확산되도록 노력이 이어졌다. 달성문화재단의 그 길고 꾸준한 시간이 쌓여 오늘의 '달성 문화'를 만들었다.


달성문화재단의 대표 프로그램인 달성 100대 피아노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됐다. 또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으로도 꼽히며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달성문화재단의 대표 프로그램인 '달성 100대 피아노'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됐다. 또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으로도 꼽히며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예술


달성문화재단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린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단연 '달성 100대 피아노'다. 이 공연은 단순한 대규모 피아노 연주회가 아니라,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예술의 상징이다.


'달성 100대 피아노'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지역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되며,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연예술로 자리매김했다. 피아노는 어떤 악기, 어떤 장르에도 녹아든다. 공연이 끝나면 피아노 건반 위로 쏟아지는 박수 소리만큼이나 큰 것은, 음악으로 하나가 된 공동체의 감동이다.


202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되며, '달성 100대 피아노'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공업단지와 전통마을, 농촌과 신도시가 어우러진 달성의 특색 속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의 음색은 서로 다른 세대와 계층, 공간을 하나로 이어주는 문화의 다리가 되고 있다.


◆문화공간 확충과 예술 창작의 거점


달성문화재단은 문화공간의 확충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1년 문을 연 '달천예술창작공간'은 지역 예술인들의 실험과 창작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이다. 한때 폐허로 남았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이곳은 유휴공간의 문화적 재생이라는 모델을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매년 입주작가를 선정하고 있으며, 작업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입주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끌어올린다.


같은 해 개관한 '하빈 행복생활문화센터'는 주민 생활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아, 동호회 공간 대관 및 생활예술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문화센터 같지만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커뮤니티 성격도 강하다. 주민들 스스로 '문화 활동자'로 나선 셈이다.


또 달성군청에 위치한 '참꽃갤러리'는 지역 작가와 신진 예술인에게 지속적인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일상 속 예술 향유의 문화를 확산시켰다. 참꽃갤러리는 군청을 찾는 민원인들의 대기시간을 문화의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군청 자체가 쉼이자 여유의 시공간을 창출하는 셈이다.


또한 달성은 공연장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생활 속 문화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비슬산 자락의 자연과 마을이 어우러진 예술벨트는 달성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지형이다.


과거 행정건물이나 공장 부지였던 공간들이 창작스튜디오, 마을극장, 공동체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며, 도심과 농촌의 경계가 문화로 연결되고 있는 것.


'문화가 곧 일상이고, 일상이 문화가 되는 달성'이라는 말은 이제 수식어가 아닌 현실로 이뤄졌다.


낙동강과 금호강을 배경으로 하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디아크 일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한달간 야외를 가득 채우는 이 축제는 달성의 대표적 미술축제다. 사진은 지난 9월13일부터 10월12일까지 펼쳐진 2025달성 대구현대미술제 모습.

낙동강과 금호강을 배경으로 하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디아크 일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한달간 야외를 가득 채우는 이 축제는 달성의 대표적 미술축제다. 사진은 지난 9월13일부터 10월12일까지 펼쳐진 '2025달성 대구현대미술제' 모습.

◆달성군, 대구 최초의 법정문화도시로


2022년, 달성문화재단의 여정은 또 한 번의 도약을 맞았다.


달성군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구시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됐다. 이는 재단이 일궈온 성과가 제도적으로 공인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법정문화도시는 단순한 행정적 지위를 넘어, 지역이 스스로 문화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달성군은 주민 주도형 문화사업을 본격화하며 어디서든 문화를 만나고, 누구나 문화로 가까워지는 포용적 문화도시를 실현해 가고 있다.


비슬산·하빈·논공·구지·옥포 등 권역별 특성을 살린 문화거점이 연결되며 달성군만의 문화벨트가 완성되고,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도시 달성의 핵심은 누구나 참여하는 문화예술환경 조성, 문화 다양성 확보, 지역문화콘텐츠 발굴, 지역민 스스로 만드는 문화생태계 조성에 있다. 그 철학이 오늘의 달성을 가능하게 했다.


달성군은 9년 연속 군단위 출생아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바탕에는 달성문화재단의 가족친화사업인 YES, 키즈존! 등 문화정책이 있다.

달성군은 9년 연속 군단위 출생아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바탕에는 달성문화재단의 가족친화사업인 'YES, 키즈존!' 등 문화정책이 있다.

‍‍◆가족과 청년이 함께 만드는 달성의 문화


달성문화재단의 대표 가족 친화적 사업 중 하나인 'YES, 키즈존!', '달성 아동극 시리즈'는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의 장이다.


이러한 문화의 장을 통해 아이들은 공연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부모는 아이와 함께 즐기며 지역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달성군의 가족 중심 문화정책은 9년 연속 군 단위 출생아 수 1위를 지키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달성군은 자유롭고 실험적이면서 공동체적인 청년문화를 지향한다. 사진은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한 달성의 대표 청년문화콘텐츠 달성 워터스플래쉬의 모습.

달성군은 자유롭고 실험적이면서 공동체적인 청년문화를 지향한다. 사진은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한 달성의 대표 청년문화콘텐츠 '달성 워터스플래쉬'의 모습.

'달성 워터스플래쉬'는 청년들이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청년들을 위한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다.


이제 청년들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달성문화의 공동 설계자다. 그들은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팝업공간에서 전시회를 열고, 낡은 시장길을 무대로 거리극을 펼친다. 달성의 청년문화는 자유롭고 실험적이며, 동시에 공동체적이다.


이렇듯 달성의 문화는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며, 가족·청년·시니어가 함께 어우러지는 연결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연장에서 시작된 아이들의 웃음이 청년 축제의 열기로 돌아오는 순환적 구조가 바로 달성문화재단이 지향하는 생태적 문화의 형태다.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달성으로


지난 시간은 달성문화재단이 지역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입증한 시간이었다. 예산이나 인구 규모의 한계를 넘어, '사람이 곧 문화'라는 신념으로 한 걸음씩 걸어온 결과, 달성은 이제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화도시 중 하나가 됐다.


비슬산의 자연, 낙동강의 물길, 하빈의 옛길, 구지의 산업단지… 이 모든 장소가 달성문화재단의 손끝에서 문화의 무대로 재탄생했다.


문화는 도시를 바꾸고, 도시는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달성문화재단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서, 다음 15년의 비전을 그리고 있다. 내년 출범 15주년을 맞는 달성문화재단은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달성의 문화는 더 이상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니다. 시장의 하루, 공원의 오후, 마을의 저녁 속에서 자연스레 피어나는 삶의 형태다.


달성문화재단이 만들어온 지난 시간은 '문화는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이제 그 경험은 달성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든든한 문화적 자산이 되고 있다.


최재훈 달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군민의 삶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달성만의 매력적인 문화 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글=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사진=달성문화재단 제공


<공동기획-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재단 주요 연혁


2011 달성문화재단 설립


2013 달성군합창단 관리·운영 위·수탁 협약


2014 달성군립도서관 개관


2014 제28회 금복문화상 특별상 수상


2016~18 달성 100대 피아노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정


2021 달천예술창작공간·하빈행복생활문화센터 개관


2022 문화체육관광부 '법정문화도시' 지정


2023 달성군립도서관 (재)달성교육재단으로 이관


2023 달성 100대 피아노 '로컬100'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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