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인터뷰 중 화이팅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내야수 펑고 훈련을 진행 중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펑고 훈련을 받은 내야수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펑고 훈련을 받는 내야수 심재훈.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지옥펑고"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펑고를 두고 선수들이 하는 평이다. 혀를 내두른다. 내야수 심재훈은 "감독님 펑고가 가장 힘들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에는 내야수 양우현, 이해승, 심재훈이 엑스트라 훈련 중이었다. 손주인 수비코치가 펑고를 이어가던 중 박 감독이 직접 몸을 푼 뒤 배트를 들었다. 이어 '지옥의 펑고'가 시작됐다. "엉덩이 아직 높다" "빨리 하고 가자"는 박 감독의 지시가 쏟아졌고, 손 코치도 "빨리 일어서" "잡아야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기합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어느새 옷은 흙투성이가 됐다.
가장 먼고 펑고를 받은 심재훈은 1세트 마친 뒤 결국 드러눕고 말았다. 다음 차례를 위해 일어설 기운조차 남지 않자 데굴데굴 굴러 겨우 옆으로 비켰다. 총 2세트 30개의 공을 받고 나서야 펑고 훈련은 마무리됐다.
박 감독은 "엑스트라 훈련 때는 펑고를 한다. 그동안 팀이 하위권에 있다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수비가 탄탄해졌기 때문"이라면서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기 위해선 수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마무리캠프는 선수들이 기량을 올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나는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는 시기"라며 미소지었다.
삼성은 지난달 3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시작했다. 총 19박20일 일정으로 19일까지 이어진다. 박 감독은 재계약 직후 곧바로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번 훈련에 대해 "젊은 선수들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복 훈련에 집중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선수층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따라와줘 만족스럽다"고 총평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이호범, 이서준, 김상호, 장찬희 등 신인 선수들도 합류했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스프링캠프가 기대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투수조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삼성에서는 김태훈, 우완 이승현, 강민호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박 감독은 "고생했던 선수들은 우리 팀 선수"라면서 "선수들 덕분에 재계약할 수 있었다. 내가 챙겨야 하는 선수들이고 구단에서도 우리 선수들 잘 챙겨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외부 FA 영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144경기라는 긴 시즌을 보내는 동안 부상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외부 FA를 통한 선수 영입은 좋을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선수층이 두텨워지면 그만큼 강팀이 될 수 있다"면서 "기존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최대 3명까지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구단에서도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잘 알고 있으니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 KBO에는 아시아쿼터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각 구단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박 감독의 0순위는 투수다. 그는 "불펜이 더 강해져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필승조를 할 수 있는 선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무리캠프 때 코치들은 선수만큼 고생한다. 박 감독은 코치들을 위해 휴식일 전날에는 회식을 한다. 그는 "코치들이 고생이 많다. 우리가 2년 동안 포스트시즌 갈 수 있던 이유는 스텝들이 선수들을 성장시켰기 때문"이라면서 "훈련 외에는 코치들한테 웬만하면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 감독은 '면담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았다. 선수들이 부진에 빠질 때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가간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박 감독 재계약 소식에 김영웅은 "너무 좋다"고 반응했을 정도로 박 감독의 리더십은 선수들에게도 깊이 통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 동등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허심탄회하게 말했던 것이 젊은 선수들한테 좋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부진했을 때는 바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차츰차츰 데이터를 쌓고, (선수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해주면 받아들일 때 좀 더 깊숙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올 시즌 계속 상위권이 아니였음에도 꾸준히 홈과 원정을 찾아와 응원해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울림으로 작용했다"고 마음을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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