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캠페인 통·나·무 시즌2]<16>장태종 삼성기공 대표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책임감으로 나눕니다”

  • 구경모(대구)
  • |
  • 입력 2025-12-25 17:24  |  발행일 2025-12-25
대구 258호 아너소사이어티 장태종 삼성기공 대표
받은 도움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나눔’ 실천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장태종 삼성기공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장태종 삼성기공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대부터 일기를 썼다는 장태종 삼성기공 대표는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밝히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대부터 일기를 썼다는 장태종 삼성기공 대표는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밝히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기부를 거창하게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기부는 예전에 내가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책임'을 지는 일이죠."


장태종(60) 삼성기공 대표의 나눔철학은 '책임'으로 요약된다. "맡은 건 끝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장 대표는 기부 역시 '자신이 맡은 일'로 여겼다. 이 같은 다짐은 그에게 도움을 준 수많은 이들의 나눔 사랑이 영향을 미쳤다.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 건넨 따스한 손길이 그리움과 고마움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그는 "김천의 한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10살 무렵 가세(家勢)가 급격히 기울어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며 "몸이 아픈데 집안 형편 탓에 병원조차 못갔다. 동전 몇 개를 들고 동네 약국을 찾았을 때, 한 어른이 대신 약을 사준 게 기억에 남는다. 차비가 없어 난감할 때 선뜻 요금을 대신 내주던 대학생 형들의 선행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움이 필요해도 차마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상처받고 닫힌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건 작은 친절이다. 이제는 내가 힘든 이들을 위해 베풀 차례"라고 덧붙였다.


남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다질 때까지 참 힘들 때도 많았다. 그는 고교 졸업 후 대구로 향했다. 송풍기를 만드는 작은 공장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웠다. 30세가 될 무렵, 그는 창업을 결심했지만 밑천이 없었다. 이 와중에 또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삼촌이 선뜻 1억원을 빌려줬던 것. 그는 고3 무렵 돌아가신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 쉬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온 '성실함'을 눈여겨본 것이다.


그는 "나도 내 삶을 시작해 가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대구 생활을 추천한 건 삼촌이었다. 그 삼촌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라며 큰 돈을 빌려줬다"며 "1995년에 드디어 창업을 했다. 당시 1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현장을 전전하며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다. 나도 창업하면 직원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쓰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마음의 빚'을 진 지 30년째 되던 지난 3월, 그는 자신과의 약속대로 사랑의 열매와 1억원 기부 약정을 맺고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258호 회원이 됐다. 어릴 때 진 '마음의 빚'을 이제 그 빚을 갚을 때라고 생각한 것이다.


장 대표는 "사무실 한쪽엔 20대 초반부터 써온 일기장 수십권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특별한 이야기를 쓰는 건 아니다. 내가 그간 받아왔던 도움들을 깨알같이 기록한 일종의 '장부'였다"며 "형편이 좋아서 나누는 게 아니라, 책임이라고 생각해 온 일을 했을 뿐이다. 여태 져 왔던 빚을 갚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기자 이미지

구경모(대구)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