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재집권 1년도 채 안 돼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최근 잇단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패배한 데 이어, 지지율은 '최후 저항선'인 40%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로이터-입소스가 최근 발표한 미국 성인의 트럼프 지지율은 39%인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지지율은 하락 추세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문제를 꼽는다. 물가를 잡지 못해서다.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미국의 실제 물가 상승률은 3% 안팎에 머물고 있다. 전임 바이든 대통령 시절보다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 보니, 중산층마저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집행부는 기회를 놓칠세라 잽싸게 '고물가 부담' 아젠다를 전면에 내세운다. 내년 11월에 치를 중간선거를 겨냥해서다. 이른바 'MAAA(Make America Affordable Again)' 전략이다. '미국을 다시 생활비 여력이 있는 나라로 만들자'는 의미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마가'를 빗댄 셈이다. 민주당은 최근 치러진 트럼프의 안방인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도 압승하자, 'MAAA' 프레임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공화당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MAAA' 전략을 '사기극'이라고 주장하지만, 민심은 트럼프를 외면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다 '트럼프 관세'가 몰고 온 인플레이션 여파는 내년 중간선거까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 가면 내년 중간선거도 패배할 가능성이 커, 공화당의 고민이 깊어진다. 먹고사는 문제는 언제나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뜨거운 이슈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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