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호텔라온제나에서 열린 '대구시의사회 2026년도 신년교례회 및 시무식'에서 민복기 회장과 김석준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한 명예회장·고문·원로회원, 각 분회 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 하고 있다.<영남일보 DB>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
의대 정원 조정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구 의료계가 인력 확대에 앞서 의료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한 정원 증원이 아니라 필수의료 기반 확충과 수련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지난 5일 대구 수성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시의사회 2026년도 신년교례회 및 시무식' 신년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 회장은 "지난해는 의료계가 큰 혼란 속에서 정상화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었다"며 "필수의료의 구조적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분야는 인력은 부족한 반면 책임은 무겁고 보상은 낮은 구조"라며 "이는 특정 직역의 이해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사회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논의와 관련해서도 "의료 현장의 안전성과 수련 환경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차분하지만 분명하게 짚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석준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같은 행사 신년사에서 의대 정원 정책의 후유증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이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이어지면서 의료계와 교육계에 혼란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김석준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또 최근 보건복지부가 출범시킨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에 대해 "과학적 추계와 합리적 논의를 위한 기구가 돼야 한다"며 "추계 과정과 전제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고령화와 의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추계위원회 운영 배경에 대해 "의사 인력 수급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중장기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추계 수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는 지난 6일 2040년 의사 부족 규모 하한선을 기존 5천704명에서 5천15명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 추계 과정에서 일부 변수와 가정을 수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지역·필수의료 인력 부족은 구조적 문제로 인력 확충 논의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시선이 있다. 다른 한편에선 "인력 총량 확대만으로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보상체계 개편과 수련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의대 정원 논의는 단순한 증원 여부를 넘어, 필수의료 인력 배치와 보상 구조, 전공의 수련 체계,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 등 복합적 과제를 포함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각자의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추계 자료의 투명성 확보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향후 논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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