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의무공천제, 무늬만 공천이 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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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9 06:00  |  발행일 2026-01-08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그제(7일) 비상계엄 사과와 당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청년 중심 정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오는 6·3 지방선거부터 '청년 의무공천제'를 도입해 일정 비율 이상의 공천권을 청년 후보자에게 강제 배정하겠다고 했다. 또 청년 인재를 발굴하는 방식을 '오디션' 형태로 바꾸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청년 인재들을 단순히 선거용 후보로만 쓰는 게 아니라 주요 당직에 전면 배치하겠다고 했다. '노인 정치'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인데,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민의힘 주류 세력의 경우 다른 정당에 비해 나이가 많다.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59세 수준이다. 다선 의원과 고위 공무원 출신이 많은 영향이다. TK(대구경북) 정치권은 특히 심하다. 오죽하면 '고관대작 정치'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장 대표의 청년 중심 정당 도약 선언은 주류 세력의 세대교체 의지로 읽힌다. 상대적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젊은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중앙일보,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어제(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에서 20대가 39%로 모든 연령을 통털어 가장 낮았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2030세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진정 청년 중심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중요한 조건들이 있다. 우선 청년들을 '선거용 장식품'으로 여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그동안 선거철마다 '청년 우대'라는 구호가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청년 홀대'에 가까웠다. 청년 후보들을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험지로 내모는 '무늬만 공천'이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후보로 10여명의 청년을 공천했으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영남권 등 '양지'에 배치된 인물은 없었다. 이 때문에 청년들을 사지로 내몬 무책임한 '학도병 공천'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청년 인재 발굴을 위한 '오디션'에 대해서도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오디션이 '실력과 품격'보다 '자극적인 언사와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청년 정치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무대가 돼선 곤란하다. 이왕 국민의힘이 청년을 우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정의 가치를 적용하고 실질적인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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