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걷지 못하던 영국의 한 어린이(5)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료제'를 맞은 지 4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이 어린이의 병명은 희귀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이다. 이 질환은 근력이 없어지면서 걸을 수 없고, 호흡 장애도 유발, 대개 두 살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희귀성 질환인 탓에 약값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 이 질환의 치료제인 '졸겐스마'의 값은 1회 투여에 179만 파운드(약 34억9천만원)이다. 이 어린이는 우여 곡절 끝에 영국 보건당국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21년 무료로 졸겐스마를 투여받았다. 그동안 꾸준하게 재활 치료를 받은 결과, 현재 혼자 20~30걸음을 뗄 수 있을 정도로 근육이 회복됐다. SMA는 국내에서도 연간 20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행히 졸겐스마는 지난 2022년 8월 조건부로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희귀성 질환의 비싼 치료제는 환우와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무게다. 2021년 당시만 해도 졸겐스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었으나, 최근엔 이보다 더 비싼 신약이 나오고 있다.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은 1회 투여에 290만 달러(약 41억원), 뒤셴 근이영양증 치료제 '엘레비디스'는 1회에 무려 320만 달러(약 46억원)에 이른다. 그렇다고 무조건 제약사를 탓할 수는 없다. 희귀성 질환 치료제의 경우, 거액의 R&D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AI를 접목한 의료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AI가 희귀 난치성 환자에게 희망의 빛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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