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염색산업단지 안에 있는 공동폐수처리장 전경. <대구염색산단 제공>
반세기 넘게 대구 경제를 견인해온 대구염색산업단지의 공장이 하나둘 멈춰서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업계 불황에 환경 리스크와 산단 이전 추진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치면서다. 현실과 동떨어진 업종제한 및 환경 규제, 폐수처리장 문제까지 '3중 리스크' 해소가 올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 3분기 기준 대구염색산단 가동률은 49.8% 수준이다. 이전 분기보다 0.9%포인트(p), 1분기(55.7%)보다는 4.9%p가 감소했다. 염색산단 내 절반 넘는 공장이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생산량도 매년 줄고 있다. 작년 대구염색산단 내 열병합발전소의 증기 공급량은 총 130만4천247t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43만4천752t)보다 9.1% 감소한 것이다. 10년 전인 2015년(219만1천4t)보다는 무려 40.5% 줄었다. 작년 공동폐수1처리장과 2처리장의 폐수 유입량은 각각 1천558㎡와 242만㎡로, 2015년보다 각각 33.6%, 51.2% 줄었다.
<그래픽=생성형 AI>
증기 공급량과 폐수 유입량은 생산량의 바로미터다. 염색업종 전용공단인 염색산단 입주업체들은 열병합발전소와 폐수처리장을 공동이용시설로 활용한다. 섬유 염색 작업에 필요한 증기와 작업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동반 감소는 입주업체들의 작업량이 급감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입주업체들은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입주업종 제한' 규제를 첫손 꼽았다. 장기 불황으로 경영상황은 악화되는데, 업종제한 규제에 가로막혀 새 공장 입주는 고사하고 공장 처분조차 쉽지 않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10년 내 산단과 입주업체 모두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도 고민거리다. 대구시는 2024년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현재 악취배출기준 강화를 위한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악취관리지역 지정으로 악취방지조치 이행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입주업체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악취배출허용기준 강화는 시설투자비용 추가부담과 행정처분 강화로 이어지고, 결국 입주업체 경영난을 심화할 수밖에 없다.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사업 재추진도 숙제다. 민선 8기 대구시의 역점사업인 염색산단 군위 이전은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언제 옮길지 모르게 됐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11일부터 입주업체 127개사와 인근주민 800여명을 대상으로 업종 다양화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지난 8일 업계 간담회에서도 '3중 리스크' 해결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염색산단 이전을 위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업종제한 해제 등 업계 요구에 대해서는 종합 검토 후 업계와 시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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